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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출두 황교안 "내 목을 쳐라" 5시간 조사, 진술거부권 행사

중앙일보 2019.10.01 18:2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 투쟁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면 전적으로 당 대표인 제 책임입니다. 검찰은 제 목을 치십시오.”
 
1일 오후 2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두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7일 남부지검이 패스트트랙으로 고발당한 한국당 의원 20명에게 4일까지 출석하라고 요구서를 보내자, 황 대표는 이들을 대표해 남부지검을 찾았다. 황 대표는 검찰이 우선 소환한 20명 명단에 들어있지 않았다.  
 
포토라인에 선 황 대표는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투쟁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 또 그 2중대, 3중대의 불법적 패스트트랙 태우기에서 비롯됐다”며 “이 패스트트랙에 의한 법안 상정은 불법이었다. 불법에 평화적 방법으로 저항하는 것은 무죄”라고 했다.  
 
당 내부를 향해선 “수사 기관에 출두하지 말라”고 말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겐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고 했다. 또 검찰을 향해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조국 장관 관련) 수사에 집중해라. 검찰의 전통이 그런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이날 5시간 남부지검에 머물렀다. 조사를 받은 뒤 나오며 "불법을 토대로 한 것이기때문에 한국당이 출석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같은 기조로 오늘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황 대표의 깜짝 검찰 출두와 관련해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불법적인 패스트트랙 상정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인데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소환 통보서를 받아 대표가 안타까워했다”면서 “그냥 두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대표가 책임질 테니까 나머지는 출석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文실정 및 조국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文실정 및 조국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고소·고발된 여야 의원들을 수사 중이다. 패스트트랙 충돌 관련 고소·고발로 검찰에 송치된 의원은 ▶자유한국당 59명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문희상 국회의장 등 총 109명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문 의장이 지난달 24일 검찰에 서면으로 진술서를 제출한 것과 달리 한국당 의원은 경찰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황 대표의 이날 출두를 두고 “당내 의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안팎에선 “윤석열 검찰이 조국 수사와 형평성 차원에서도 한국당에 칼을 겨눌 것”이란 우려가 강한 상태다. 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패스트트랙 수사가 진행돼 혐의가 인정되면 사실상 내년 총선은 물 건너가는 거 아니겠나. 실컷 당을 위해 몸을 던졌는데 피해만 입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당내 팽배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황 대표뿐 아니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황 대표와 말씀 나눴다. 대표가 먼저 출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면서 “의원들이 출석할 이유가 없다. 나도 언제든 조사받겠다”며 지도부 책임을 강조했다.
 
반면 황 대표의 자진 출두를 두고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황 대표의 기습 출석은 검찰을 압박, 겁박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자진 출두가 아닌 검찰 겁박 쇼”라고 비판했다. 
 
이우림·신혜연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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