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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 신부가 이를 갈며 잔다? 턱근육 검사 필요해요

중앙일보 2019.10.01 15:00

[더,오래] 유원희의 힘 빼세요(19)

결혼식을 마친 남녀가 신혼여행을 갔다. 두근거리는 첫날밤, 사랑을 확인한 후 꿀 같은 잠에 빠졌다. 신부는 자다가 무슨 소리가 나서 눈을 떴다. 옆에서 자는 남자, 신랑이 코를 고는 것이 아닌가.
 
"아, 피곤한 모양이구나.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저러면 어떻게 하지?"
신부는 잠시 걱정을 하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코를 골며 자던 신랑은 새벽에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다. 뽀드득거리는 소리. 아 신부가 이를 가는 게 아닌가. 초저녁에는 여러가지로 피곤해서 못 들었는데 새벽에서야 들리다니.
 
"언제부터 이를 갈았지? 아, 난 예민해서 저렇게 이를 갈면 같이 잠자기 힘든데…."신랑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서로가 어색했다. 그러나 신혼이 아닌가. 둘은 다시 즐거운 여행을 하다가 둘째 밤을 맞이했다. 역시 설레는 밤. 그러나 잠이 든 후 신랑은 코를 골고 신부는 이를 갈았다.
 
신혼여행에서 배우자의 이갈이 습관을 알게 됐다면? 앞으로도 계속 저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 이갈이가 심할 경우에 치아 건강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진 pxhere]

신혼여행에서 배우자의 이갈이 습관을 알게 됐다면? 앞으로도 계속 저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 이갈이가 심할 경우에 치아 건강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진 pxhere]

 
하기야 요즘 연애할 때 이미 알 건 다 알고 할 건 다 하고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갈거나 코를 고는 것은 진작에 알 수 있긴 하다. 뭐 그 정도로 헤어지는 건 아니지만 심하면 이것도 골치 아픈 일이다.
 
코를 고는 건 입천장과 목젖이 늘어져 있거나 편도선이 큰 경우에 나타난다. 혹은 혀가 크거나 턱이 작아서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에도 좁아진 숨 쉬는 통로를 통해 숨을 쉬기 때문에 일어나게 된다.
 
이는 왜 갈까? 자다가 뽀드득~하는 소리를 들으면 무서울 수도 있다. 이를 가는 건 어떻게 해서 생길까? 우리가 잠잘 때나 무언가 집중하고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이를 가는데 이갈이가 심한 사람은 잠을 잘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힘들고 치아를 손상하며 악관절과 저작근육에 과도한 힘을 주게 되어 치아 건강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갈이는 치열이 나쁜 경우나 치아치료를 잘못한 경우 또는 저작근육에 긴장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갈이가 많이 나타나는데 잠들기 전에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껌이나 연필 등을 습관적으로 씹어도 이갈이가 나타날 수 있다. 딱딱거리는 껌은 적당히 씹어야 한다.
 
이갈이를 하면 정확하게 진단을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갈이 방지 장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사진 pixabay]

이갈이를 하면 정확하게 진단을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갈이 방지 장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사진 pixabay]

 
이갈이가 계속되면 치아가 마모되는 것은 물론 이가 시리게 되고 흔들리고 깨지기도 한다. 밤새 이를 갈고 나면 피곤하고 턱이 아프기도 하니 이갈이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이갈이를 하면 정확하게 진단을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치과의 정밀한 검사와 턱 근육의 검사, 정신적인 긴장 상태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이를 제거하면 된다. 이갈이 방지 장치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치아에 관한 속담도 많이 있다. 우리의 삶에 대한 현명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냉수 먹고 이 쑤신다. 이 속담은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두부 먹고 이 빠진다. 조그마한 일에도 방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홍시 먹고 이 빠진다와 같다.
-앓던 이 빠지듯. 한자로 여발통치라고 하는데 힘들고 괴로운 일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 외에도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이 아픈 날 콩밥 한다.’ ‘배 먹고 이 닦는다.’ 등이 있다. 이런 속담들은 곰곰이 따져보면 재미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복수심에 불탈 때는 우리는 이렇게 표현한다.
 
-이를 간다.
-이를 악문다.
-치가 떨린다.
 
우리의 마음가짐과 치아는 이렇게 필수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마음이 편하지 못하면 이도 편하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를 미워하더라도 너무 치를 떨거나 이를 갈지 마시길.
 
유원희 WY 치과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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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희 유원희 WY 치과 원장 필진

[유원희의 힘 빼세요] 입안에는 또 하나의 우주가 있다. 그 신비한 조화와 자연미를 찾아내 미적 감각으로 치료하는 치과의사가 들려주는 힘을 빼는 삶의 이야기. 힘을 빼면 치과 치료가 쉬워지는 건 물론 가족, 친구 사이, 비즈니스도 잘 풀려간다.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잘 알려진 치과의사가 힘을 뺀 인생이 더 멋진 이유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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