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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 보면 靑 의중 보인다”…검찰이 주목하는 대검 요직 두 자리

중앙일보 2019.10.01 14:01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대검찰청 주요 보직 두 자리에 대한 인사 문제를 언급해 검찰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선 청와대가 언급한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 인사를 통해 정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文 대통령 이례적 언급…대검 감찰본부장·사무국장 인사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조국 장관은 공석으로 지연되고 있는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의 인사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수용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인을 거론한 것은 아니다"라며 "인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조 장관이 전달했고 대통령이 수용하겠다는 뜻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자리에 부임할 인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건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대검 감찰본부장은 검사와 수사관 등 검찰 구성원의 비위 사실 등을 감찰하는 자리로 대검 요직 중 하나로 꼽힌다. 법무부는 2008년부터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본부장직을 외부 개방직으로 전환했다. 현재 이 자리는 전임 문무일 검찰총장의 퇴임에 맞춰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이 사퇴하며 2개월가량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다.
 
법무부는 앞서 7월 22일 대검 감찰본부장 모집 공고를 내고 후보자 공모에 나섰다. 당초 후보자가 3배수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무부는 조 장관 취임 이후 "공모한 후보자 전원에 대한 인사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대검 감찰본부장 임용을 위해선 법무부가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3명 이내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해야 한다. 장관이 그중 1명을 선택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용 여부를 결정한다. 법조계에선 진보 성향 법관 모임 출신인 A 변호사를 유력한 차기 감찰본부장 후보로 꼽는다. 법무부에 따르면 감찰본부장 인사를 위한 검찰인사위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일반직의 별'로 불리는 대검 사무국장 인사도 관심사다. 사무국장은 검찰의 행정사무와 보안·회계 등 안살림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으로 꼽힌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등을 관리해 검찰의 곳간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검찰총장의 최측근이 부임해온 자리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대검 사무국장엔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강진구 수원고검 사무국장의 부임이 유력시됐다. 전임 김영창 사무국장의 퇴임에 맞춰 8월 말에서9월 초 부임이 예상됐으나 조 장관 취임 이후 인사 확정이 미뤄지고 있다.
 

법조계 "인사 보면 靑 의중 보인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가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 인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언급한 배경을 두고 법조계에선 인사권 행사를 통한 검찰 압박 의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부처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 보다, 청와대가 어떤 배경에서 인사 관련 언급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포인트"라며 "현직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법무부의 업무보고 내용을 특정 자리의 인사를 거론했다는 것은 명백한 검찰 압박용 카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여권이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대검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를 이례적으로 언급했다"며 "정권이 인사권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최종 결정된 인사를 보면 청와대의 의중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김수민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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