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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10만" 들쭉날쭉 촛불집회 인원 추산 '해법' 있다

중앙일보 2019.10.01 11:42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가 참가자 수 논란을 빚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가 참가자 수 논란을 빚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이른바 ‘검찰개혁 촛불 집회’ 참가자 수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집회 주최 측과 여당은 “200만명”을, 야당은 “10만명”을 각각 주장하면서다. 개천절인 오는 3일 야당과 보수성향 단체를 중심으로 한 맞불 집회가 열리면 또 한 번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에는 참가자 수가 ‘야당 추산 > 여당 추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 비공개 방침을 확고히 한 상태다.
 

경찰청 정책연구용역 과제로 수행 

경찰의 이런 비공개 방침은 지난 2016년 말~2017년 초 빚어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요구 촛불 집회 국면을 거치면서 내부적으로 정해졌다. 당시에도 야권과 여권의 셈이 달라 사회·정치적 갈등이 첨예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집회·시위 현장과 주변의 안전·교통관리를 위해 추산한 경찰의 참가자 수가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켰다고 한다.
 
실제 2016년 10월 29일 열린 첫 번째 촛불 집회 때 주최 측의 참여자 수는 2만명(추산치·이하 동일)이었지만, 경찰은 이보다 적은 8000명으로 집계했다. 6차 집회(같은 해 12월 3일) 때에는 집계결과가 너무 차이가 났다. 주최 측은 170만, 경찰은 절반 이하 수준인 42만으로 셈했다. 사정이 이렇자 경찰청은 2017년 정책연구용역 과제로 ‘집회시위 인원 산정방법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를 발주했다. 보고서는 그해 6월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이 제출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서리풀페스티벌 폐막공연 장면. 검찰개혁 촛불집회 구간과 축제 구간이 서초역에서 공교롭게 맞닿으며 참여 인원 논란이 생겼다. [사진 서초구]

지난달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서리풀페스티벌 폐막공연 장면. 검찰개혁 촛불집회 구간과 축제 구간이 서초역에서 공교롭게 맞닿으며 참여 인원 논란이 생겼다. [사진 서초구]

 

추산 목적 따라 다른 참가자 수 

연구 보고서는 집회 또는 시위 주최 측과 경찰 간 추산 인원의 차이는 ‘추산 목적’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주최 측과 반대입장을 보이는 쪽 역시 추산 목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주최 측은 자신의 주장을 대외적으로 표출 또는 의도하는 바를 관철하려는 목적으로 참가자 수를 집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세 과시’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집회시위에 참여했던 인원을 모두 포함하는 누적집계방식 즉, 연인원을 기준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검찰개혁 촛불 집회 때에도 ‘200만명’설이 나오자 당장 여권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한 민심으로 읽혔다.
 
이와 달리 경찰은 철저히 질서유지 목적이다. 특정 지점에서의 참가인원 변동에 따라 경력배치도 필수적인 만큼 일시점 최대인원을 추산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방법은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e)’이다. 예를 들어 집회 참가자가 서 있을 경우엔 1인당 0.33㎡로 잡아 3.3㎡당 9~10명이 있다고 계산하는 식이다. 이를 다시 면적으로 곱한다.
[자료 '집회시위 인원 산정방법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 캡처]

[자료 '집회시위 인원 산정방법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 캡처]

 

"야광 폴리스라인으로 일반인 구분해야" 

하지만 둘 다 일정한 한계가 있다. 보고서는 “주최 측의 집계방식은 유동인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기술적 한계 등이, 경찰 집계방식은 실제 전체 참가자 수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 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두 방식 모두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전체면적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서도 각각의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 페르미 추정법 보완이 제안됐다. 집회 시위 현장에서 유색ㆍ야광 ‘폴리스라인’을 도입해 유동 인구 또는 우연히 시위 현장 인근으로 접근한 참가자와 명확한 구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화문 광장 등 주요 집회 장소에는 유색 야광 실선을 광장 바닥에 설치해 정확한 추산이 가능하도록 보완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도로 위 시설물과 참가자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수직촬영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美, 英, 日 모두 "참가자 수 비공개 원칙" 

한편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국가는 집회 참가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일본과 프랑스의 경우 언론기관의 요청이 있을 때 비공식적으로 추산결과를 전달하는 실정이다. 독일은 연방기본법에 따라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참가자 수를 밝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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