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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동시 컴백 공효진 “생활 연기 비결? 6시 내고향"

중앙일보 2019.10.01 08:00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 돌직구 직장 여성 선영을 연기하는 공효진.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 돌직구 직장 여성 선영을 연기하는 공효진. [사진 NEW]

연기자 데뷔한 지 만 20년인 공효진은 요즘 TV와 스크린에서 전혀 다른 두 얼굴을 선보이고 있다.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에선 고아 출신 미혼모 동백으로서 동네 파출소 순경인 용식(강하늘)의 돌직구 구애를 받는 중이다. 2일 개봉하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이하 ‘가장 보통’)에선 지난 사랑에 미련을 못 버리는 직장 사수 재훈(김래원)과 티격태격 현실 연애를 하는 직장녀 선영으로 변신한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씩씩한 미혼모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선 돌직구 직장녀
"관찰 즐겨…그 옷 입으면 그 사람 된 듯
생활 연기 비결? ‘6시 내고향’ 즐겨봐요”

 
지난달 27일 서울 소격동 카페에서 공효진을 만났다. “(‘동백꽃’ 촬영지인) 포항에서 첫 비행기로 올라와 화장도 못했다”며 선글라스를 낀 채 털털하게 웃었다. 인터뷰는 영화 개봉을 계기로 마련됐지만 드라마 관련 질문도 나왔다. 화류계 여성 소재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일명 ‘춘희’)를 변주한 듯한 ‘동백꽃’은 시청률 10%를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드라마는 대중적으로, 영화는 장르 취향으로 고르는 것 같다.
“드라마는 스트레스 없이 쉬고 싶을 때 전 연령대가 보는 거니까, 희망적이고 편안한 걸로 택하는 반면 거기서 해소 못한 걸 영화에서 푸는 편이다. 지난 3년 간 영화 장르를 많이 시험해봤는데, 우연히 같은 시기에 드라마‧영화를 동시에 선보이게 됐다. 이번엔 둘 다 잘 될 것 같다.(웃음)”  
(※공효진의 영화 전작은 범죄액션물 ‘뺑반’, 스릴러 ‘도어락’, 미스터리 가족물 ‘미씽’ 등이다. 드라마에 비해 흥행 성적이 낮은 편이다.)
 

온기와 냉기 동시에 뿜는 '원조 로코퀸'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 돌직구 직장 여성 선영을 연기하는 공효진과 까칠한 후회남 재훈 역의 김래원.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 돌직구 직장 여성 선영을 연기하는 공효진과 까칠한 후회남 재훈 역의 김래원. [사진 NEW]

공효진에 따르면 동백이 온기 넘치는 시골 여자라면, 선영은 차갑고 뾰족하고 냉소적인 도시 여자다. 둘 다 ‘공블리’ ‘원조 로코퀸’으로 불리는 공효진의 '캔디 이미지'를 전제하되 살짝 뒤튼다. 특히 여덟살 필구를 홀로 키우는 동백에 대해선 “평범보다 더 평범한, 존재감이 유별나지 않지만 사람을 끄는 인물”이라고 했다.(실제론 마을 최고 미인으로 그려진다.)  
 
그같은 평범한 인물 연기는 어디서 힌트를 얻나.    
“아무래도 그 옷을 입고 있으면 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직업적으로 쌓아올린 본능이랄까. 관찰을 좋아한다, 특히 사람 구경. 다큐나 시사 프로 많이 본다. ‘다큐 3일’ ‘인간극장’ 그런 거. 연기자가 연기하는 인간사보다는 진짜 인간에 관심이 많다 보니 짧은 순간에도 특출한 걸 뽑아낼 수 있는 것 같다. (농어촌 생활 정보를 전해주는) ‘6시 내 고향’ 정말 좋아한다(웃음).”
 
드라마 속 배경인 옹산마을은 가상의 어촌 마을. 포항의 12경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일대가 촬영지다. 용식과 동백의 험난한 연애를 주축으로 ‘까불이’라 불리는 연쇄 살인마 미스터리가 복합됐다. “학교 때 반에 고아도 나 하나, 커서는 동네에 미혼모도 나 하나, 48만원 때문에 아들내미 철 들게 하는 것도 나 하나”라며 자책하던 동백이 자신을 응원하는 용식에게 “태어나서 이렇게 칭찬받은 거 처음”이라고 할 땐 웃음기 뒤에 ‘짠한’ 울림이 있다.(상대역 강하늘은 1989년생으로 9년 연하다.) 2007년 ‘고맙습니다’에 이어 12년 만의 미혼모 역할이지만 훨씬 '강단 있는' 모습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사진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사진 KBS]

“우는 연기도 예전이랑 똑같은 느낌 안 주려고 하는데 어차피 내가 슬플 때 쓰는 근육은 같으니까. 미간 하나 안 찌푸리고 우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늘 콧물‧침 너무 흘린다.(웃음) 열 번 들어도 눈물이 핑 도는, 팍 박히는 대사들이 있는데 그럴 땐 절로 눈물이 난다. 이걸 생활 밀착형이다, 호소력 있다 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현실감 ‘쩌는’ 연기는 영화에서 더하다. ‘가장 보통’은 각자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남녀가 회사 동료로 만나 서로 상처를 헤집으며 가까워지는 이야기. 이별 후 ‘극혐’ 문자로 불리는 “자니?”가 수시로 등장한다. ‘가장 보통의 직장’에서 벌어지는, 2019년 버전의 남녀연애탐구생활 보고서라 할 만하다. 김래원과는 2003년 드라마 ‘눈사람’ 이후 16년 만의 재회다.
 
상사만 제외한 카톡방 등 직장 에피소드가 실감난다. 로맨스물이라기엔 대사도 직설적이고.
“로맨틱 코미디는 사람을 미화하는 게 있다. 엔딩 때도 포옹하며 아름답게 잘 됐어요 할 뿐이고. 이번 영화는 열린 결말에 ‘아쌀한’(깔끔한) 시나리오라 마음에 들었다. 래원씨와 극중에서 핏대 세우며 싸울 때 촌철살인 리액션으로 받아치는 게 재밌었다. 친구들끼리 보고 나와서 ‘어떻게 됐을까. 쿨해서 좋았다’ 이런 평 얻었으면 한다.”
 
성기 명칭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센 캐릭터인데, 결국은 사랑에 빠진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싶다. 단어들이 세긴 한데 쫄깃하게 집중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연애에 흑역사가 있고 그 때문에 센 척하고. 어쩔 수 없는 게 사랑이라는 감정 아닌가. 재훈 같은 남자랑 실제 연애할 수 있겠냐는 질문도 받는데 (술독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 정돈해주고 싶은 남자로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는 지난 사랑에 미련을 못 버리는 직장 사수 재훈(김래원)과 사랑에 냉소적인 선영(공효진)이 티격태격 현실 연애를 하는 이야기다.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는 지난 사랑에 미련을 못 버리는 직장 사수 재훈(김래원)과 사랑에 냉소적인 선영(공효진)이 티격태격 현실 연애를 하는 이야기다.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지난 사랑에 미련을 못 버리는 까칠한 광고인 재훈을 맡은 김래원.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지난 사랑에 미련을 못 버리는 까칠한 광고인 재훈을 맡은 김래원.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 돌직구 직장 여성 선영을 연기하는 공효진. [사진 NEW]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에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 돌직구 직장 여성 선영을 연기하는 공효진. [사진 NEW]

선영은 질척거리는 구남친에게 “이제 말하지만, 너의 XX보다 엄지발가락이 더 커”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오해 끝에 퇴사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 ‘팩트 폭행’을 날리는 대목은 여성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해주는 통쾌함이 있다. 판타지 기름을 쫙 뺀 ‘현실 연애담’이 솔깃한 반면, 진절머리 나는 에피소드 나열에서 ‘잊고 싶은 흑역사’가 떠올라 찜찜할 수도 있다.
 

여성감독과 6번째 영화… "내용 터프해 끌려"

공효진으로선 여성 감독(김한결)과의 작업이 여섯 번째. “아마 여성감독과 가장 작품을 많이 한 여배우 아닐까 싶다”면서 “성별을 가리는 건 아니고 이번엔 성함이 중성적이라 만나보고 여성이란 걸 알았다”고 했다. “대본상으론 내용이 터프한데다 남녀 (관점) 배분이 균등해서” 끌렸다고.(앞서 공효진과 함께 한 여성감독은 ‘싱글라이더’ 이주영, ‘미씽 : 사라진 여자’ 이언희,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부지영, ‘미쓰 홍당무’ 이경미 등이 있다)
 
최근에 작품 수가 유난히 많은 듯한데.
“사실 ‘미씽’(2016) 개봉 전 1년간 작품을 쉬었다. 긴장이나 열정이 사라져서 재미없던 시기였다. 쉬고 나니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 줄줄이 찾아왔다. 연기란 게 끊을 수 없을 것 같다.”(※드라마는 ‘질투의 화신’ 이후 3년 만이지만 영화는 그새 5편 선보였다.)
 
요즘 로코퀸, ~블리로 불리는 이들이 많다.
“제일 견제했던 분이 ‘마블리’(마동석)인데, 요즘 뜸하신 듯?(웃음). 오랫동안 공블리이긴 했다. 이젠 낯간지럽기도 하고 내 별명이라기보다 사랑스러운 배우를 수식하는 말이 됐는데, 원조를 지키기 위해서 뭘 하는 건 아니다. 솔직히 공블리는 ‘잡아놓은 물고기’ 같아서(웃음) 여기에 뭘 더 보여줄지 노력할 뿐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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