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유정이 경찰에 붙잡힐 당시 모습. [뉴스1]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01/de291787-4a71-485d-bee9-b0b07df0a4d0.jpg)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유정이 경찰에 붙잡힐 당시 모습. [뉴스1] [중앙포토]
현남편, 졸피뎀 봉지만 갖다줬다?
제주지법, 30일 고유정 4차 공판
전남편 살해 당시 상황 직접진술
방청석 "거짓말" "고인 명예훼손"
경찰, '의붓아들 살해' 추가 송치
“현 남편은 내아들을 물건 보듯했다”
고유정은 이날 “(전남편 살해 당시) 졸피뎀을 음식에 넣은 적이 없다”며 “현 남편이 내가 먹던 졸피뎀을 버리고 약봉지만 갖다 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남편 살해가 우발적 범행임을 강조하기 위해 현남편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다.
이어 고유정은 “현 남편은 나와 엮이기 싫어 나를 모함한다”며 “(의붓아들 사망 당시) 남편은 깨어있었고, 함께 카레를 먹은 아이도 9시까지 자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아들 사망 당일 고유정이 준 음료수를 마신 뒤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고 진술한 현 남편 A씨(37)의 증언을 반박한 것이다.
![고유정과 고유정의 사건 관계도. [연합뉴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01/3c3b7e1b-d03a-4119-8654-83ad9f9b0dc9.jpg)
고유정과 고유정의 사건 관계도. [연합뉴스] [중앙포토]
의붓아들, 카레 먹고 바로 안 잤다
이를 의식한 듯 고유정은 “(의붓아들 사망 후) 현 남편은 저에게 ‘너와 아이(친아들)를 지켜줄 수 없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강조했다. “3년이나 함께 한 아이를 마치 필요 없는 물건 버리듯이 내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고유정은 “현 남편은 항상 저에게 칠칠맞지 못하다고 타박했고, 저를 때리면서도 ‘네가 잘못했으니 맞는 것’이란 말을 했다”라고도 했다.
고유정은 이날 전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주장도 재차 강조했다. 고유정은 “사건 당일 펜션에서 수박을 자르려는 데 전남편이 바짝 다가와 몸을 만졌다”며 “뭐하는 짓이냐고 물어봐도 ‘가만있어’라며 계속 몸을 만졌다”고 했다. 숨진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 내용을 강조함으로써 우발적 범행임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이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01/bab2b3cd-913d-4424-95d8-f567405aabbf.jpg)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30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칼 잡혀 찔러”…성폭행 재차 강조
유족 측 변호인도 고유정의 주장에 분노했다. 강문혁 변호사는 이날 재판 후 “고유정의 1인 연극이었다”며 “아무런 증거 없이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함으로써 유족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줬다”고 했다. 아울러 “감정관 진술에 따르면 범행 도구가 약품 냄새가 날 정도로 수차례 세척이 돼 있었다”며 “얼마나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전남편 살해 때 사용된 졸피뎀 검출 여부를 놓고 또다시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 측은 피해자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음을 재차 증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 2명을 증인신문했다. “범행 당시 졸피뎀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고유정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앞서 3차 재판 당시 대검찰청 감정관들은 고유정의 차량 내 담요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바 있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8월 1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뒤 한 시민에 의해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뉴시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01/e66e63ee-13b6-45c3-b84d-59c94d9ffd8f.jpg)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8월 1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뒤 한 시민에 의해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뉴시스]
경찰, 고유정 ‘의붓아들 살인’
경찰은 고유정이 지난해 11월 수면유도제를 사 보관해 왔던 점과 사망 추정시간대에 깨어 있었던 점 등을 유력한 정황증거로 보고 있다. 검찰은 A군 사망사건에 대한 고유정의 살인 혐의를 검토한 뒤 제주지검으로 사건을 이첩할 방침이다. 현재 고유정은 제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두 사건이 병합될 가능성이 높다. 고유정에 대한 5차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 2시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