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승민 비상기구 발족, 안철수 책 출간…야권 재편 신호탄?

중앙일보 2019.10.01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바른미래당 발(發) 야권 재편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비(非)당권파 리더인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이 움직이면서다.
 

유승민 “모든 선택지 놓고 고민”
정치권 “사실상 탈당 초읽기”
안철수계 7명 중 6명 비례대표
자진 탈당 땐 의원직 상실이 변수

30일 오전 바른미래당 비(非)당권파 의원 15명은 유승민 의원을 대표로 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을 발족했다. 이날 회의에는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 권은희·하태경 의원을 제외한 비당권파 의원 13명(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정운천·지상욱·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이 참석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여기서 더 옥신각신 시간을 끄는 것도 국민에게 짜증만 유발한다”며 “당을 화합·혁신자강한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상행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현역의원 계파분포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바른미래당 현역의원 계파분포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사실상 탈당 초읽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탈당 가능성에 대해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면서도 “지금 이대로 갈 수는 없다는 점에 대해선 모임을 같이 하는 모든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 모든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도 생각하나.
“하고 싶은 정치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당의 동지들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결심이 서면 그때 말씀드리겠다.”
 
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와 교감하고 있나.
“안 전 대표와는 국민의당 출신 의원 중 뜻을 같이하는 분들을 통해 쭉 교감해왔다고 생각한다.”
 
손학규 대표 측은 ‘결국 자유한국당에 가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다.
“저희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에 동참할 수 있다면 누구와도 합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당이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재건하고 있는지는 늘 회의적이었다. 한국당과 통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건 앞뒤가 안 맞고, 진정성을 모독하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이날 독일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의 책 출간(이달 9일) 소식도 알려졌다. 자서전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로, 자신이 독일에서 풀코스 마라톤을 두 번 뛰면서 느낀 점과 독일 체류 중 배운 점 등이 담겼다고 한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귀국 예정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가 책 출간을 계기로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당권파는 강하게 반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변혁 발족 모임과 같은 시각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는 정치지도자로서 할 일은 아니다. 당을 어렵게 만들어 놓고 비상행동이다 뭐다 하는 건 정치적 양심이 없는 행동”이라고 유 의원을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탈당할 경우 ▶무소속 ▶신당 창당 ▶보수통합 등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중 보수통합은 한국당·바른정당계 간 앙금이 해소되지 않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비당권파 안철수계 7명(김중로·이태규·신용현·김삼화·김수민·이동섭·권은희) 중 권 의원을 제외한 6명이 비례대표 의원인 점도 탈당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법상 비례대표 의원은 ‘자진’ 탈당 시 의원직을 잃는다. 최근 권은희 의원이 호남계 의원들을 통해 손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 중재안을 제안했으나, 손 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