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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다시 걸을 수 있는 행복 드려요”

중앙일보 2019.10.01 00:02 7면 지면보기
인터뷰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 인공관절 수술은 실버 세대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덜어주고 사회적 부양 부담을 줄여주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기에 치료하지 못하고 질환을 키우는 노인이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의료나눔재단은 4년 전부터 보건복지부와 함께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노인의 자립을 돕고 국가 부담을 절감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나병기 재단 상임이사를 만나 지원사업의 경과 추이에 대해 물었다.
 

복지부와 손잡고 4년째 시행
정부 예산만으론 운영에 한계
국민·기업 동참 캠페인 구상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에 대해 먼저 소개해 달라.
“노인의 인공관절 수술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건강보험급여의 인공관절치환술(슬관절) 인정 기준에 준하는 노인 환자가 대상이다. 무릎관절증을 치료하기 위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분들이다. 신청일 기준 만 60세 이상이며 국민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에 해당자를 지원한다.”
 
이 지원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내가 대한노인회에서 정책자문위원으로 일할 때였다. 어르신들이 무릎이 아파 잘 걷지 못해 산책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돼 대한노인회에서 2011년부터 저소득층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신청자가 너무 많아 2014년 재단을 세우고 보건복지부에 사업비를 신청하면서 이듬해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게 됐다. 재단 이사장은 홍보대사였던 탤런트 겸 가수 김성환씨가 맡고 있다.”
 
이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 있나.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급증하는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치아 대신 임플란트를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이 들면 누구나 안짱다리가 되고 지팡이와 유모차에 의지하다 그마저도 힘들어 바깥 출입을 끊게 된다. 보행조차 어려워 집 안에 칩거하면 복부비만·고혈압·당뇨 등이 생긴다. 이는 퇴행성 관절염을 부추기고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까지 유발한다. 가족의 부담 가중은 덤이다.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이다.”
 
사회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인가.
“그렇다. 사회 문제가 되면 국가 재정의 지출이 늘어나고 이는 미래 세대의 부양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무릎 수술 지원은 노인이 자립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개인적 삶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국가적 부양 부담까지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만성질환이어서 치료만 받으면 만족도와 사후효과가 매우 높은 질환이다.”
 
무릎 수술이 필요한 수요 규모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1년에 8만 명 정도 되는데 60~80대 노인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부분 제때 수술 받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으며 유럽 28개국보다도 높다.”
 
정부 지원 예산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나.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가을쯤 되면 모두 소진돼 대기 환자들은 이듬해를 기약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 수술 지원 사업비는 약 2200명을 지원할 계획으로 26억5000만원을 책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말까지 990명에게 약 15억원을 지원해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부족한 예산을 메울 방안은 있나.
“증가 폭이 크지 않아 정부 예산에만 매달리기엔 한계가 있다. 무릎 수술은 물론 노인의 보행에 지장을 주는 무지외반증·치핵·만성통증 같은 다른 질환들에 대한 지원과, 각종 노인 건강·예방 프로그램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에 부딪히고 있다. 그래서 국민과 기업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
 
어떤 내용의 아이디어인가.
“매칭 기부를 구상 중이다. 그중 하나가 맞춤형 후원으로, 기부자가 돕고 싶은 대상을 정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향 어르신, 학교 동문, 지역 소외계층 등 특정 대상을 지정해 후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후원자들의 모임인 천사클럽을 만들 예정이다. 1004명이 천사클럽 1기가 돼 십시일반 나눔을 실천하는 명예 모임이다. 이듬해 2기, 이어 3기 순으로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젊은 세대로 이뤄진 분과를 만들어 노인성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싶다.”
 
그간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때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가 면회온 어머니가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요청해 왔다. 어머니가 키워주신 것도 모자라 옥바라지까지 하는데 효도 한 번 못한 죄책감에 편지를 보내왔다. 재단이 수술비를 지원해 완쾌되자 그에게서 사회에 복귀하면 열심히 일해서 후원자가 되겠다는 감사의 편지를 받았을 때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부모가족의 손녀가 할머니를 도와달라 요청했을 때도 이 사업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노인의료나눔재단은 2015년 보건복지부의 설립 허가를 받아 국비와 기부금으로 노인 건강 관련 사회복지 지원사업을 하는 법인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주축으로 질병예방·평생교육 등 전국 저소득층·독거노인 건강 프로그램을 지원·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공관절의 경우 2015~2018년까지 약 5793명의 환자, 8938건의 수술을 지원했다. 기획재정부 지정기부금단체여서 기부금의 영수증 발행과 연말정산 반영도 가능하다.
 
 
글=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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