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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공사 채용비리 사실로…직원 친인척 192명 정규직 전환

중앙일보 2019.09.30 14:07
서울교통공사 본사.[중앙포토]

서울교통공사 본사.[중앙포토]

서울시 산하 공기업 서울교통공사(옛 서울메트로) 직원 A씨는 2015년 12월 교통공사의 위탁업체 B사 노조위원장에게 자신의 아들 채용을 청탁했다. 아들은 그 업체에 채용됐고, 2016년 9월 교통공사에 무기직이 된 후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교통공사 직원 C씨도 2016년 1월 B사 이사에게 청탁해 아들을 입사시켰다. 이후 아들은 교통공사 직고용에서 탈락하자 이의신청위원회에 자신을 공채라고 주장해 그해 9월 교통공사 무기직으로 입사했고, 지난해 3월 정규직이 됐다. 

감사원, 교통공사 감사 결과 발표
청탁으로 입사한 아들 무기직 거쳐 정규직으로
“무기직 직고용 내부 정보 미리 알았다 진술 확보”
전환자 가족 퇴직자로 넓히면 246명, 전환자의 19%
감사원, 서울시 전환 정책 '부적정', 일괄 전환 '부당'
합격권 여성 6명 탈락시키고, 불합격권 남성 1명 합격
서울시, "감사원, 정규직화 시대적 과제 이해 부족"
일부 사안에 재심의 요청 예고하며 반박 나서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부 친인척의 채용 비리가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해 5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1285명 중 재직자의 가족, 친인척이 192명(4촌 이내)이었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80명 늘었다. 192명 중 129명(67%)이 2017년 7월 서울시가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인 2016~2017년에 입사했다. 최근 3년간 퇴직자, 최근 10년간 위탁업체 등에 취업한 전직자, 자회사 재직자를 포함할 경우 가족, 친인척 입사자는 246명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채용 비리 의혹과 불공정 채용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중앙일보가 의혹을 제기하자 서울시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그 결과가 이번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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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교통공사 일부 직원의 친인척이 불공정하게 채용된 후 정규직 전환 정책에 부당하게 편승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아들을 채용 청탁한 직원 2명이 적발됐다”고 말했다. 또 A·C씨를 포함한 직원의 친인척 15명 중 일부가 위탁업체에 입사하면 교통공사에 직고용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입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중 14명이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감사원 관계자는 “자세한 조사 방법을 밝힐 순 없지만, 아들을 채용 청탁한 직원 2명이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2016년 직고용이 공식 발표되기 이전인 2015년 이미 교통공사와 외주업체 내외부에선 ‘서울메트로 사장과 서울시의 등의 합의에 따라 위탁업체를 직고용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도시철도공사는 기존 직원의 추천을 받은 친인척 등을 면접 정도의 간단한 절차를 거쳐 기간제로 채용(45명)했는데, 이들은 모두 지난해 3월 정규직이 됐다. 서울교통공사는 2017년 5월 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를 통합해 출범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고용세습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고용세습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서울시의 전환 정책 시행방안 수립을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불공정하게 채용된 이들을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교통공사에 확인하면 알 수 있었다고 봤다. 감사원은 나아가 서울교통공사가 일체의 평가절차 없이 1285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 점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7급보(3년 미만 근무한 정규직 전환자)의 결원을 채우면서 신규 채용이 아닌 기간제로 충원함으로써 일반인의 채용 기회를 박탈했다고 판단했다. 결원을 기간제로 충원하는 건 교통공사 노조의 요구였다. 7급보가 7급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신규 채용하면 정규직 전환자보다 신규 직원의 직급이 더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김태호 교통공사 사장을 해임하는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또 박 시장에게는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 교통공사 직원 9명을 검찰에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외에도 5명을 중징계(정직·강등 등), 4명을 경징계 하는 등 총 25명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수사 요청 대상엔 정규직 전환자 명단에서 자신의 아내 이름을 뺀 인사처장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외에 수사 요청 대상자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로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교통공사 감사청구의 요지는 ▶임직원·노조간부 등의 친인척 채용비리 여부 ▶무기계약직 일반직 전환과정의 위법·부당여부 ▶무기계약직 신규채용과정의 위법·부당 여부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현황 조사의 진위 여부 4가지였다.  
 
무기 계약직 채용에 있어서 부당한 업무 처리 유형은 다양하게 적발됐다. 서울메트로(교통공사 전신)는 2017년 7월 무기직 면접 전형에서 당초 합격권이었던 여성 6명의 면접 점수를 과락(50점 미만)으로 일괄 조정해 탈락시켰다. 대신 불합격 대상 남성 지원자 1명을 채용했다. ‘전동차 검수지원 분야 및 모터카·철도장비 운전 분야’는 여성이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도시철도공사(교통공사 전신)가 2017년 4월 승강장 안전문 보수 분야 무기직을 공채하면서 8명이 필기시험에서 부당하게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4명은 최종 합격해 무기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3월 정규직 전환됐다. 반면 6명은 부당하게 탈락했다. 필기시험의 오류 문항을 무효 처리하기로 결정하고도 유효한 것으로 채점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16년 구의역 사고 대책으로 교통공사가 철도장비 운전분야의 무기직을 직고용할 때 면허소지자만 채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서울시의 한 관계자(당연직 이사)는 무면허자까지 채용되도록 교통공사 이사회(2016년 7월)에서 제안해 수정 의결했다. 이에 따라 무면허자 5명이 채용됐다. 이중 4명은 면허를 입사 후 취득해 무기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정규직이 됐다.  
 
교통공사 의혹의 쟁점 중 하나는 전환자 중 직원의 친인척 인원이었다. 감사원 조사에선 교통공사 자체 조사보다 80명 많은 192명이 직원의 친인척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교통공사는 자체 조사 당시 ‘무응답’까지도 ‘친인척이 없는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며 일부 내용에 대해선 재심의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일반직(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서울시의 시행방안 수립 부적정에 관한 지적과 교통공사 일반직 전환 업무 부당 처리에 대한 지적은 잘못된 사실관계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란 시대적·역사적 과제에 대한 이해부족에 기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사의 정규직 전환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한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우선 감사원이 무기직 직고용 사실을 미리 알고 입사했다고 지적한 15명에 대해선 “이들은 자회사 직고용 계획이 알려진 2016년 6월 이전에 공채 등의 방법으로 정당하게 입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친인척이란 이유로 채용 배제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은 틀린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또 직원 추천으로 입사한 46명은 2007년 이전에 채용된 조리원·이용사, 모터카 운전원 등으로 당시는 해당 소속장 등이 인력을 자유롭게 선발하도록 위임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7급보 결원을 기간제로 채용한 것은 직급 역전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인데, 이 담당자를 중징계 의뢰한 점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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