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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표 미세먼지 시즌제…겨울엔 노후 경유차 도시 못간다

중앙일보 2019.09.30 11:00
전국이 대체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3월 28일 서울 도심 대기가 뿌옇다. [뉴시스]

전국이 대체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3월 28일 서울 도심 대기가 뿌옇다.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놨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30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차 국민 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제1차 국민 정책제안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고농도 미세먼지 계절(이하 계절관리제)'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저감 조치를 통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수도권과 인구 50만 이상 도시를 대상으로 고농도 계절에 생계용을 제외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한다.
 
운행제한 대상인 5등급 차량은 대부분 노후 경유차로 전국적으로 총 114만 대에 이른다.
 
고농도 주간예보 시에는 차량 2부제를 병행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또, 경유차 수를 줄이기 위해 노후 경유차의 취득세를 인상하고, 경유 승용차의 차령에 따른 자동차세 경감률도 차등 조정한다.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하거나 출력 낮춰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에 위치한 보령석탄화력발전소. [중앙포토]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에 위치한 보령석탄화력발전소. [중앙포토]

이번 정책 제안에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석탄발전소를 가동 중단하거나 출력을 80%로 낮춰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총 60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중에서 겨울철인 12~2월에는 9~14기를, 봄철인 3월에는 22~27기의 가동을 중단한다.
지금까지는 봄철에만 석탄발전소 4기의 가동을 중단해왔다.
 
가동 중단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석탄발전소는 전력수급 여건을 고려하면서 출력을 80%까지로 낮춘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대신 안정적 전력수급과 합리적인 전기소비를 위해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차등화하는 계시별(季時別) 요금제 강화 등 수요관리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41%를 차지하는 산업 분야의 미세먼지 배출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우선, 전국 44개 국가산단을 비롯한 사업장 밀집 지역에 1000명 이상의 민관합동점검단을 파견해 불법 배출행위를 전방위 원격 감시한다.
 
고농도 계절에는 평상시보다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하고, 전국 625개 대형 사업장에 설치된 굴뚝자동측정망(TMS) 측정결과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자발적 감축을 유도한다.
  
반기문 위원장은 “국민정책제안을 시행하면 당장 올해 12월부터 5등급 차량은 운행을 멈추게 되고 석탄발전소의 3분의 1은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며 “미세먼지가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심각해진 걸 생각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건 체질을 바꾸는 보약이나 운동이 아니라 병으로 쓰러진 사람을 살리는 긴급 처방과 수술”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마스크 건강보험 적용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 밖에도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질병 예방 및 부담 경감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폐 기능 검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신속하고 정확한 미세먼지 정보 제공을 위해 현행 미세먼지 단기예보(3일)를 장기 주간예보(7일)로 확대하는 한편, 미세먼지의 양과 농도 외에 구성성분까지 공개한다.
 
이번 정책제안에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인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도 담겼다.
 
중국과 고농도 미세먼지 예·경보 정보를 공유하고, 현행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실증사업을 지역 거점 클러스터 사업으로 확대하는 등 ‘한·중 푸른 하늘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또, 다양한 국가의 미세먼지 대응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협력을 증진하는 ‘국제적 모범사례 공유 파트너십’을 출범한다.
 
반 위원장은 “이번에 발표한 국민 정책제안은 이제까지 제시된 적이 없었던 매우 혁신적인 대책”이라며 “이번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국민과 함께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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