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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19.도토리

중앙일보 2019.09.30 09:30
19.도토리
데굴데굴 데구루루 …나무 되고픈 도토리들의 몸짓
 
봄에 꽃을 피우고 꽃가루받이를 해서 생겨난 열매는 여름에 성장해서 커지고 가을에 익어갑니다. 식물들은 씨앗을 멀리 보내 번식하는데, 발이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열매나 씨앗의 모습일 때 멀리 이동할 수 있죠. 식물마다 다른 방법으로 씨앗을 멀리 보내요.
 
우리나라 숲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신갈나무·상수리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굴참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 종류입니다. 참나무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예요. 그렇다면 도토리는 어떻게 번식을 하는 걸까요.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도토리는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멀리 이동해 번식합니다. 청설모 같은 설치류가 땅에 묻어 두었다가 미처 캐서 먹지 못한 도토리가 이듬해 돋아나 참나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주로 도토리는 땅에 떨어지고 굴러서 이동하죠. 땅속이나 나뭇잎 사이에 들어가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길 위에 떨어져도 이듬해 싹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토리는 감자·고구마보다는 덜 하겠지만 칡뿌리와 같이 옛날 우리 선조들이 배고픈 시기에 굶주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열매입니다. 여러분도 도토리묵을 먹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우리 사람들이 도토리에겐 천적인 셈입니다. 사람 말고도 많은 동물들이 도토리를 좋아해요. 도토리라는 이름도 사실은 멧돼지가 도토리를 좋아해서 생긴 이름입니다. 옛날에는 돼지를 ‘도’ ‘돗’ ‘돝’ 등으로 불렀습니다. 돼지가 먹는 밤이라고 해서 ‘돝의 밤’에서 '도토리'가 된 것이죠.
 
반달가슴곰·너구리·다람쥐·청설모·어치·딱따구리까지 많은 동물들이 도토리를 노리고 있지요. 도토리거위벌레라는 곤충은 6월부터 9월 사이에 도토리 안에 알을 낳고 떨어뜨립니다. 그 안에서 알이 애벌레로 깨어나 도토리를 먹고 자라서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이후 성충이 되어 다시 세상으로 나옵니다.
 
참나무 입장에서는 도토리가 먹히지 않는 게 좋지요. 수많은 도토리 중에서 이런 동물들의 공격을 피하고 살아남아서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참나무로 자라나는 것은 아주 드문 확률일 겁니다. 주변에 보이는 수많은 나무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엄마 나무로 자라난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지 몰라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이런 의미에서 모두 기특하고 소중하죠. 바로 나 자신부터요.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도토리야 굴러라 -도토리의 번식 전략을 이해하는 놀이
1. 바닥에 네모를 그리고 출발점과 도착점을 표시한다.
2. 네모 안에 여러 장애물(곰·멧돼지 등)을 설치한다.
3. 도토리를 튕기다가 장애물에 닿으면 상대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4. 도착점에 도토리가 들어오면 성공!
 
※도토리 대신 밤·호두 등 동그랗고 단단한 열매로도 할 수 있다.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이동 중 장애물에 닿아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하되 장애물에 도토리가 닿으면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으로 해서 점수가 높은 팀이 이기는 놀이로 해도 좋다.
※도토리가 싹을 내기까지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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