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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미만, 4계절 음식…식당 성공의 조건 아시나요

중앙일보 2019.09.30 08:00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20)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 1500개 중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소유한 브랜드는 약 2%인 30여 개에 달한다. 유명 브랜드인 이들 또한 폐점률이 연평균 10%를 웃돈다. 쉽게 말해 1년에 100개가 오픈하면 10개 이상이 문을 닫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에서 폐점률 공개를 의무화하지 않지만 3년 이내에 40% 이상이 폐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명 브랜드 가맹점 40% 3년 이내 폐점 

처음 창업을 하고자 하면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찾기 마련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시스템이 마련된 브랜드가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처음 창업을 하고자 하면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찾기 마련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시스템이 마련된 브랜드가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나 홀로 창업보다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프랜차이즈 브랜드 창업이 다소 유리한 것은 맞지만, 경쟁력 있는 메뉴 개발과 품질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업체를 잘못 선택한다면 폐업은 불 보듯 뻔하다.
 
브랜드를 띄우기 위해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이나 이미지가 좋은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성공할 듯 보이지만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매장 수가 적고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지 않더라도 숨어있는 보석 같은 업체는 의외로 많으며, 이들을 가려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공개서에 명시된 각종 재무적 지표, 특히 자본금과 부채비율, 연도별 매출 및 신규매장 수 증감 현황과 당기순이익 변동표를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이러한 경영지표뿐 아니라 실제 경영주와 등기임원 이력도 살펴보아야 한다.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갈 때 경영진의 능력과 도덕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입점 매장별 상권 보호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본사에서 물류이익 구조를 어떻게 가져가고 있는지, 매출대비 식자재 구성비율은 얼마인지에 대한 점검도 필수적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메뉴개발실 인력수도 중요하며, 지속할 수 있게 발전할 수 있는 아이템, 즉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인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매년 유행병처럼 마케팅의 힘으로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브랜드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알 것이다. 외식업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될 수 없다.
 
브랜드의 명성이나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디테일이다. 일부 연예인이 자신의 이름을 앞세워 프랜차이즈 본사를 홍보하거나 심지어 소유주행세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들의 인기가 급락하거나 음주나 도박, 성추행 등의 비도덕적인 사건에 연루되기라도 하면 바로 가맹점 영업에 타격을 주어 하루아침에 폐업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이들의 인기를 믿고 전 재산을 털어 넣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다.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본인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옥석을 가려야 한다.
 
우리나라 식당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식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지속적인 매출 상승에 유리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중앙포토]

우리나라 식당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식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지속적인 매출 상승에 유리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중앙포토]

 
어떤 기준으로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까. 한식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우리나라에 수없이 많은 식당이 있지만, 전체 식당수 대비 한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넘는다. 그만큼 한식은 늘 우리가 편안하게 접하는 음식이고 입점 위치에 따른 제약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일본에서 대박 난 우동전문점이 하나같이 한국에선 힘을 쓰지 못하는 건 우동은 간식이지 주식이 아니기에 영업회전율이 나오지 않아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이 적게 들고 권리금·보증금·임대료가 입지에 따른 제약을 덜 받는 한식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커피숍·베이커리·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전문업종보다 덜 위험하다. 영업 부진 시 메뉴 변경이 쉬워 최악의 경우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4계절 영업이 가능해야 한다. 2014년을 풍미한 팥빙수 전문점은 유사브랜드가 30여개가 넘을 정도로 창업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폐업했다. 대만 카스테라, 슈니발렌 전문점, 마라탕 점 등 뜨자마자 사라진 반짝 아이템도 너무나 많다.
 
성별·연령별 호불호가 강한 아이템은 피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메뉴 군으로는 고객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되도록 전 연령층에서 선호하고 남·여가 공히 좋아하는 메뉴로 대결해야 한다.
 
식사시간대가 광범위한 업종이 좋다. 돈가스 전문점이나 양식의 경우 새벽이나 아침부터 이용할 수 없고 고깃집도 저녁 한타임만 반짝한다. 물론 인건비나 운영비를 고려해 정확한 타깃을 정해 저녁 장사만 집중할 수도 있겠으나 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고객이 이용 가능한 메뉴 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방장 의존도가 높거나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려면 메뉴가 단순해야 하며, 전문기술보단 대중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아이템이 좋다.
 

창업자 울리고 사라진 안동찜닭·닭강정… 

유행으로 지나가는 아이템이 아니라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스테디셀러 메뉴를 선택해야 실패를 면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유행으로 지나가는 아이템이 아니라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스테디셀러 메뉴를 선택해야 실패를 면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트랜드에 민감한 아이템은 철저히 피해야 한다. 식당업은 한때 스치듯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아이템이어야 한다. 안동찜닭, 닭강정, 스몰비어, 빙수 카페, 요구르트 등 매년 창업자를 울리고 사라지는 반짝 아이템보단 어떤 변화에도 민감하지 않은 스테디셀러 메뉴를 잘 선택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판매가격대 혹은 일 인당 지불할 수 있는 소위 객단가가 1만 원 미만이어야 한다. 외식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에서도 가장 호황을 누리는 식당은 객단가가 7000~8000원 수준에서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템은 피해야 한다. 크게 투자해 많이 번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외식업은 대부분은 임대해 창업하고 임대 기간이 짧기 때문에 투자비가 많으면 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어려운 사업이다.
 
만약 창업비용이 3억원이라면 모든 비용과 세금을 공제하고 한 달에 1000만원을 번다해도 30개월이 지나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 그런데 경쟁 구도 속에서 월 1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업종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눈에 보이는 이익금보다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이익률에 현혹되기보다 얼마 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부터 우선 따져봐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8가지 업종선택 기준은 대박을 위한 기준이 아니다. 최소한 창업할 때 폐업 리스크를 줄이는 절대적인 체크 포인트다. 이런 기준에 맞는 메뉴와 업종이 어디에 있느냐 반문하겠지만, 그래서 식당을 해서 성공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끊임없이 확인하고 탐구하고 연구해야 한다. 전문가와 상담하고 성공과 실패사례를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실패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브랜드의 명성에 현혹되어 창업하기보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폐업리스크를 줄이는 ‘디테일 창업’을 해야 한다.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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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필진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 국내 대표적인 외식브랜드와 식당 300여개를 오픈한 외식창업 전문가다. 지난 30여년간 수 많은 식당을 컨설팅하고 폐업을 지켜봤다. 자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강의 등을 통해 폐업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의 갱생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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