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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요양병원 화재…환자 168명 전원이 무사했던 비결은?

중앙일보 2019.09.30 05:00
지난 29일 부산 연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신속하게 방화문을 폐쇄해 입원한 환자 168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사진 부산소방본부]

지난 29일 부산 연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신속하게 방화문을 폐쇄해 입원한 환자 168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사진 부산소방본부]

환자 168명이 입원한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지만 신속하게 방화문을 폐쇄해 대형 인명 피해를 막았다.  
 

의료진 신고에 소방당국 "방화문 폐쇄" 지시
열흘 전 화재 훈련받은 의료진 즉각 문 닫아
김포요양병원 화재 땐 방화문 못닫아 둘 사망

29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2분 부산 연제구의 12층 규모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환자는 모두 168명으로 건물 4~9층에 입원해 있었다. 건물 1∼3층은 확장공사 구간이었고, 10~12층은 휴게실과 식당 등 편의시설 구간으로 사용 중이었다.  
 
화재는 확장공사를 하던 3층 외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의 외벽은 연소가 빠른 드라이피트 소재여서 불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화재를 인지한 의료진은 곧바로 부산소방본부에 신고했다. 소방본부는 의료진에게 "즉각 방화문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다. 화재가 발생하기 열흘 전인 지난 19일 부산소방본부와 함께 화재 대응 훈련을 한 의료진은 소방당국의 지시를 신속하게 수행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본부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를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46대와 소방인력 162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출동한 대원들은 외벽 화재를 진화하면서 입원한 환자 상태를 확인했다.
 
방화문 폐쇄로 연기가 내부 병동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소방대원은 4층과 8층에 있는 환자 5명만 우선 10층으로 대피시켰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의료진이 방화문을 신속히 폐쇄해 연기가 병실로 스며들지 않았다”며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피시키려다 오히려 다치게 할 수 있어 환자 대부분을 대피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는 화재 발생 50분 만에 진화 작업을 끝낸 뒤 대피시켰던 환자 10명을 입원실로 복귀시켰다.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는 100만원으로 추산된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의료진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이달 초부터 부산지역 내 259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화재 대응 훈련을 진행한 덕분에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는 내달 1일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4일 경기도 김포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2명이 숨지고 8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건물의 방화문이 닫혀 있지 않아 연기로 인한 피해가 컸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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