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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례적 입장문···"수사팀 움츠러들지 말란 메시지"

중앙일보 2019.09.30 05:00 종합 1면 지면보기
윤석열 검찰총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59) 검찰총장이 29일 검찰 개혁에 대해 이례적인 입장문을 냈다.
 

윤 총장, 검찰개혁 입장문 "조국 수사 강공 유지할 듯"

윤 총장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주변에 대한 검찰 수사 이후 윤 총장이 검찰개혁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검찰개혁 입장에 조국 언급 안 해 

윤 총장은 입장문에 조 장관과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검찰 개혁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라며 "조 장관 수사에 검찰 개혁을 방해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 것"이라 설명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서초역 사거리~누에다리 구간)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서초역 사거리~누에다리 구간)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윤 총장의 입장문은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이 아무런 간섭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는 데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을 성찰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28일엔 서초동 대검찰청사 주변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여권 지지자들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윤석열의 우회적 반박문이란 해석도 

검찰 내부에선 이날 윤 총장의 입장이 청와대와 여당, 여권 지지자들의 비판에 대해 일종의 반박문을 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윤 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될 때부터 검찰 개혁에 동의했었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장관과 여당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검찰 개혁을 언급하며 검찰을 비판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거다. 
 
지난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임명될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청와대에서 대화를 나누던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임명될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청와대에서 대화를 나누던 모습. [연합뉴스]

윤 총장이 입장문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인사청문회 때부터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고 강조한 것 역시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분석한다.  
 

윤석열 "검찰개혁, 국회 뜻 존중"

윤 총장은 전임자인 문무일(58) 검찰총장이 강하게 반발했던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다.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은 고위공직지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도 유사한 입장을 드러냈다. 
 
윤 총장은 대검 간부들에게 검찰 개혁 법안과 관련해 입법 로비로 오해받을 수 있는 국회의원 접촉도 금지한 상태라고 한다. 
 
한 현직 검사장은 "검찰 개혁은 국회로 공이 넘어갔고 윤 총장은 취임 때부터 국회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개혁 이미 다 동의했다" 

윤 총장은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 초기 여권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검찰이 개혁에 반발해 벌이는 일"이란 비판이 나오자 가까운 사람들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안 등 검찰 개혁안에 이미 다 동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후보자가 지난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후보자가 지난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날 윤 총장의 입장문은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기존의 강공 모드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 대한 수사 압박의 강도가 전례가 없을만큼 강한 상태"라며 "총장이 수사팀에게 움츠러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분석했다.
 
검찰은 이르면 주초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내부에선 자녀 대학·대학원 입시 부정과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27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27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권력 수사도 검찰개혁" 

검찰은 정 교수를 넘어 조 장관에 대한 소환 및 기소 가능성까지도 법리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윤 총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함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엄정한 수사도 검찰 개혁의 중요한 요소라 보고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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