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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최면조사, 프로파일러 투입…화성 용의자 이씨를 향하는 수사

중앙일보 2019.09.29 16:35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목격한 버스안내양이 "당시 목격한 남성이 이 사건 유력한 용의자인 이모(56)씨가 맞는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여전히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은 과거 범행을 목격한 이들을 수소문하고 있다.
1987년 1월 경기도 화성에서 5차 사건 현장을 살피는 경찰. [연합뉴스]

1987년 1월 경기도 화성에서 5차 사건 현장을 살피는 경찰. [연합뉴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당시 화성 연쇄살인 사건 등을 목격한 이들의 존재와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프로파일러 등을 부산교도소로 보내 이씨를 대면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다. 이씨는 모든 조사에서 "나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이씨를지속해서 대면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현장 증거물 3건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긴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이씨를 처벌할 수는 없다"며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히기 위해서라도 이씨의 자백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 혐의 부인에 경찰, "목격자를 찾습니다"

경찰은 당시 범행 현장을 본 목격자 조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목격자로는 7차 사건 당시 용의자와 마주쳐 수배 전단 작성에 참여했던 버스 운전기사와 버스 안내양. 9차 사건 당시 피해자와 함께 있는 남성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남성 등이 있다. 이들 중 버스 기사는 몇 년 전 사망했고 버스안내양과 9차 사건 목격자 등은 생존해 있다.
 
경찰은 이들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법최면 전문가 2명을 수사에 투입했다. 최근 최면조사를 받은 버스안내양의 경우 "당시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옷이 젖은 남성이 현장 근처에서 버스를 탔다. 키 170㎝ 정도의 갸름한 얼굴의 20대"라고 과거와 유사한 진술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씨와 비슷한 용모였던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화성 연쇄살인 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경찰은 9차 사건을 목격자인 남성도 직접 만나 조사했다. 그도 버스안내양과 비슷한 답변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당시 수사기록과 언론 기사 등도 살펴보면서 드러나지 않은 목격자도 수소문하고 있다.
과거 언론 기사를 보면 4차 사건과 9차 사건, 10차 사건 등에서 "용의자를 본 것 같다"는 목격자가 나왔다. 경찰은 일부 목격자의 진술로 몽타주도 작성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이씨의 과거 사진을 공개하면서 '당시 용의자를 목격했던 것 같다"는 제보도 현재 속속 들어오고 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탓인지 상관이 없거나 신빙성이 없는 듯한 제보도 있어서 하나하나 사실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제 사건, 어디까지가 이씨 짓인가

경찰은 이씨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 다른 미제 사건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전 발생한 7건의 '화성 연쇄 강간 사건'과 2~3차 살인사건 사이에 발생한 성폭력·강도살인 미수 사건 등 생존한 피해자 등도 조사하고 있다. 
살인사건과 같은 시기 수원시 화서동과 오목천동에서 발생한 2건의 '수원 여고생 살인 사건'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사건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처럼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의류 등으로 목이 졸리고 양손이 결박돼 이씨가 저지른 범행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1989년 7월 태안읍에서 실종된 초등생 사건 등도 이씨와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기남부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연합뉴스]

경기남부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연합뉴스]

그러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1차·2차·6차·9차 사건의 경우이씨의 범행 인증(signature) 수법으로 알려진 피해자의 옷가지를 이용한 결박·재갈 등이 확인되지 않아 모두 이씨의 범행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씨의 DNA가 검출된 5차, 7차, 9차 사건 외 다른 사건의 현장 증거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DNA 분석에 나섰다. 현재 4차 사건 관련 증거물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군을 전역한 1986년부터 처제를 살해한 1994년까지 화성·수원·충북 청주 등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건을 모두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최종권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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