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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제자 성추행 교사 5명 벌금형, "남편과 첫날밤" 희롱은 무죄

중앙일보 2019.09.29 13:21
성폭력 이미지. [픽사베이]

성폭력 이미지. [픽사베이]

'광주 스쿨미투'로 불리는 여고 성희롱·성추행 폭로 사건의 가해 교사 5명에 대해 1심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남편이랑 첫날밤…" "이러면 남자 친구가 좋아하느냐" 등 일부 성희롱 발언은 "부적절한 언사는 맞지만,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스쿨미투' 가해 교사 유죄 선고
일부 발언은 "학대로 보기 어렵다" 무죄
재판부 "형사책임 지게 하는 건 신중해야"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정재희)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 7명 중 윤모(59)씨 등 5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제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4명에게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욕설과 체벌을 한 1명에게는 4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윤씨 등은 2016∼2018년 재직 중이던 광주 한 여고에서 제자들을 추행하거나 희롱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여학생의 등을 쓰다듬으며 속옷 끈을 만지거나 손에 깍지를 끼는 방식으로 추행했다.
 
문모(58)씨는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손바닥으로 등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각한 학생의 머리채를 움켜쥐기도 했다. 재판부는 문씨의 이 같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청소 중이거나 수박을 먹는 학생들에게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이랑 첫날밤에도 그렇게 빨리할 거냐"고 희롱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해당 발언이) 불쾌감과 모욕감을 주는 말이지만 사회·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학생의 교복 단추가 풀린 점을 지적하며 "이러면 남자 친구가 좋아하느냐"고 한 발언이나 "너희들 언덕 내려가다 넘어질 때 속옷 보인다"는 말 등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아동 훈육·지도 중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을 무조건 정서적 학대로 판단하면 교사의 부적절한 언사가 문제 될 때마다 도덕적 비난이나 교내 징계를 넘어 형사 책임을 지게 할 수 있어 그 적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학적이거나 발언 수준 자체가 사회적·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반복적으로 그 행위가 이뤄져 피해 아동의 정신 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칠 위험성이 인정돼야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여고에 재직하던 다른 교사 2명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를 계기로 광주시교육청은 전수 조사에 나서 해당 학교 학생 180여 명으로부터 "교사들에게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교사 19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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