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검 폭행당한 5살 아들 복부손상 사망···20대 계부 결국 구속

중앙일보 2019.09.29 12:39
[연합뉴스]

[연합뉴스]

 
20대 계부 A씨(26)는 2017년 1월 13일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당시 3살이던 의붓아들 B군의 얼굴과 목을 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폭행한 뒤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A씨는 또 같은 해 3월 2일 오전 바닥에 엎드린 채 웅크리고 자고 있다는 이유로 손으로 B군의 다리를 잡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세게 내리쳤다. 
 
A씨는 이틀 뒤 오후 3시 50분쯤에는 같은 장소 놀이방에서 B군 뿐 아니라 2살이던 둘째 의붓아들 C군까지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수차례 폭행했다. 계부 A씨는 폭행으로 의붓아들 형제가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지만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는 등 기본적인 보호·치료를 소홀히 했다. A씨는 2017년 10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4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당시 뉘우치는 모습 보이지 않아 

당시 법원은 “피고인이 어린아이들을 폭행·학대했고, 범행을 부인하며 뉘우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에게 동종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는 없고, 피해 아동들의 모친이 피고인과의 가정생활 유지를 원하며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성행개선을 기대하며 이번에 한해 선처하기로 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TV]

[연합뉴스TV]

 
이후 두 의붓아들은 계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보육원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달 30일 보육원에 있던 두 의붓아들을 집으로 데리고 갔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처벌법 규정에 따라 보호 기간이 만료된 데다 부모가 데려가기를 원하고, 법정대리인인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보호 연장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피해 아동이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보호 연장신청 하지 않아

하지만 A씨는 2년 전 아동학대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다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2년 6개월 만에 집으로 온 두 의붓아들 중 첫째인 B군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다음 날 오후까지 25시간가량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계부 A씨에게 둔기로 심하게 맞은 뒤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B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m 길이의 목검으로 마구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6일 오후 10시 20분쯤 119에 “아이가 쓰러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경찰과 119구급대가 A씨 자택에 도착했을 때 B군은 의식이 없고 맥박이 뛰지 않는 상태였다. 눈 주변과 팔다리에는 타박상과 함께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마크. [중앙포토]

경찰마크. [중앙포토]

 
앞서 아동학대를 의심한 소방당국은 경찰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경찰은 현장 확인 후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수사에 나선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범행 당시 A씨가 B군의 사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고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해 지난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5살 의붓아들의 손발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26)가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미추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5살 의붓아들의 손발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26)가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미추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법원 "도주 우려" …구속영장 발부

강태호 인천지법 영장 당직 판사는 29일 오후 열린 A씨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전 인천 미추홀경찰서에서 “의붓아들을 왜 때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A씨는 “폭행 당시 의붓아들이 사망할 거라고 생각은 안 했느냐. 보육원에서 의붓아들을 왜 데려왔느냐”는 잇따른 물음에도 침묵했다. 그는 “폭행 당시 의붓아들이 사망할 거라고 생각은 안 했느냐. 보육원에서 의붓아들을 왜 데려왔느냐”는 질문에도 침묵했다.
 
앞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씨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인천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인천지법으로 이동했다. A씨는 검은색 모자와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대부분을 가렸으며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지난 27일 새벽 경찰에 긴급체포된 그가 언론에 노출된 건 이 날이 처음이다.
 

1차 부검 결과, “복부 손상으로 인해 사망”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A씨 아내는 경찰에서 “남편이 큰아이를 때릴 때 집에 함께 있었다”면서도 “나도 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알리면 아이랑 함께 죽이겠다고 해 무서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계부의 폭행으로 숨진 5살 의붓아들은 복부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28일 “B군의 직접 사인은 복부 손상으로 보인다”는 1차 부검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B군의 사인은 추후 국과수의 정밀 감정 결과를 토대로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익진·심석용 기자 ijjeo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