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종걸 “윤석열 사퇴”, 최민희 “文대통령 탄핵 사전예방 집회”

중앙일보 2019.09.29 12:33
“검찰총장은 내려와라!” 
 

28일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불과 얼마전까지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반포대로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주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연단에 오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경기 안양 만안구)의 발언이다. 그의 손에는 ‘검찰개혁 이뤄내자 / 공수처를 설치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 의원은 “200명의 수사관, 특수부 검사 40명을 동원해서 한 달 반 동안 뒤진 게 고작 그거라면 이제 윤석열 검찰총장은 스스로 지휘하는 검찰이 ‘나의 정치검찰’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라”며 윤 총장의 사퇴를 외쳤다. 현역 여당 의원이, 대통령의 신임으로 임명된 검찰총장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단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집회 현장을 찾은 안민석 민주당 의원(4선·경기 오산)도 윤 총장의 거취 문제를 꺼냈다. 안 의원은 집회 직후 통화에서 “이 정도면 윤석열 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자신의 행동과 국민들이 바라는 검찰개혁이 너무나 다른 길에 있다는 것을 자인해야 한다. 이런 국민의 뜻을 윤석열 검찰이 무겁게 받아들이지 못하면 윤석열 검찰에게 굉장히 불행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도 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과 안 의원 외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집회 참석을 위해 서초동으로 발걸음했다. 민병두(3선·서울 동대문구을)·박홍근(재선·서울 중랑구을)·윤후덕(재선·경기 파주시갑)·이학영(재선·경기 군포시을)·박찬대(초선·인천 연수구갑) 등이다. 현장에서 만난 민 의원은 ‘연단에서 발언하느냐’는 질문에 “안 한다”고 짧게 답한 뒤 집회 참가자들의 인사를 받으며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참석 의원 대부분은 페이스북에 참가 소회를 남겼다. 민 의원은 집회 참가 인증사진을 올리면서 “민란이 정치검찰을 제압하다. 민란이 검란을 이기다”라고 썼고, 박홍근 의원은 “정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뭉클하다”고 적었다. 이학영 의원은 “검찰개혁은 또 하나의 시민혁명이구나. 이길 때까지 간다”고 했고, 박찬대 의원은 “심장이 격하게 뛴다. 가슴이 벅차다. 눈앞이 뿌예진다”고 썼다.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주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반포대로에서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개혁 국민의 명령!'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하준호 기자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주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반포대로에서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개혁 국민의 명령!'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하준호 기자

이종걸 의원을 제외한 현역 의원들은 군중 속 조용한 집회 참여를 택했지만, 원외 인사들은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조국네가 너무 억울하고, 조국네가 너무 불쌍한 그런 심정”이라며 “이 위대한 시민의 잔치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사전 예방 집회”라고 말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조국은 무죄”라며 “조국을 때려 문재인을 멍들게 하라는 것이 저들의 작전명이다. 내가 조국이다, 내가 문재인을 지킨다”고 외쳤다.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경심 교수 구속영장 청구 못 한다”고 단언하며 “결국 기각되는 순간, 윤석열 옷 벗으라”고 했다. 이에 사회자는 “망설이는 민주당 의원들보다 자신 있게 올라오는 분들 감사하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반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시했다. 한 50대 참가자는 “윤석열을 죽여라! 배신자!”라고 소리쳤고, 일부 참가자들은 대검 청사에 레이저 불빛을 쏘기도 했다. 한 40대 참가자는 “내가 살다살다 친정부 시위에 올 줄 누가 알았겠냐”고 했다. 사회자는 참가자들을 향해 “검찰 나부랭이들이 국민에게 도전하고 있다” “민주시민의 뜻에 따라 검찰의 수사 방향이 정해져야 한다” “검찰에게 최후통첩하는 자리다” “검찰이 쿠데타를 하면 민주시민이 대검찰청을 점령하겠다”고 외쳤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9일 외출 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9일 외출 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조 장관에 대해선 “역사적 과업의 도구로 선택됐다”(김동규 동명대 교수)며 치켜세우는 모습이었다. 본 집회 직전 조 장관이 ‘홀로아리랑’을 부르는 영상이 상영됐는데, 참가자들이 조 장관의 목소리를 따라 다 함께 ‘떼창(군중이 다 함께 같은 노래를 합창한다는 뜻)’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