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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洑)활용해 경관 살리는 대전' VS '보 개방으로 썰렁한 세종'

중앙일보 2019.09.29 07:59
금강을 끼고 인접한 대전과 세종시가 보(洑)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전시는 도심을 관통하는 금강 지류인 갑천에 있는 보 덕분에 경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종시는 보 개방으로 금강 주변이 황량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금강 마리나(배 정박시설)는 세종보 개방이후 흉물로 변했다. 배 정박시설 주변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배는 인근 주차장에 방치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금강 마리나(배 정박시설)는 세종보 개방이후 흉물로 변했다. 배 정박시설 주변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배는 인근 주차장에 방치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갑천변에 있는 수상 레저스포츠 체험장.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세종시민도 이곳을 찾고 있다. 이 시설은 인근 둔산대교 하류에 도룡가동보가 있기에 운영할 수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갑천변에 있는 수상 레저스포츠 체험장.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세종시민도 이곳을 찾고 있다. 이 시설은 인근 둔산대교 하류에 도룡가동보가 있기에 운영할 수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보 주변 갑천변에 경관조명 설치키로
수상 레저스포츠 체험장 운영, 수상 축제도
세종시, 보 개방으로 금강 물없고 잡초만 무성

대전시는 28일 “갑천 대덕대교~둔산대교까지 약 1.2㎞ 구간에 경관조명(갑천변 물빛길)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리 구조물의 측면과 상·하부에 다양한 각도로 조명등을 설치해 첨단 과학도시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하천 주변 수목이나 가로등, 시설물에도 조명등을 달아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더 밝게 비추기로 했다. 시는 설계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10월까지는 경관조명 설치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예상 사업비는 19억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엑스포다리 등을 중심으로 일부 경관조명이 설치돼 있지만 부족한 느낌”이라며 “새로 꾸미는 경관조명은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시가 도심 하천에 경관조명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은 갑천에 물을 담을 수 있어서다. 물 확보가 가능한 것은 갑천 둔산대교 하류 600m 지점에 있는 보(도룡가동보) 때문이다. 이 보는 대전시가 2009년 국비 등 94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길이 165m, 높이 2.3m의 보에는 1000㎥의 물을 담을 수 있다. 보 때문에 둔산대교 주변 갑천은 물이 찰랑찰랑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하천물은 도심 경관을 유지하고 수상 레저 등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 인프라”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이를 바탕으로 2012년 8월부터 갑천 수변공원 수상 레저스포츠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 10월까지 카약과 용선, 페달보트, 스탠딩보트 등 수상레저스포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8월에는 '2019 갑천 수상스포츠 페스티벌(축제)'이 열렸다. 대전시 관계자는 "최근 6년 동안 전국에서 총 25만여명이 수상레저스포츠 체험장을 이용했다"며 "세종시민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금강 세종보에서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보 개방으로 물이 빠진 강은 모래사장고 잡초만 남았다. [중앙포토]

금강 세종보에서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보 개방으로 물이 빠진 강은 모래사장고 잡초만 남았다. [중앙포토]

반면 세종시 금강보 인근에는 물이 거의 없다. 정부가 2017년 11월부터 세종보를 개방한 이후 계속되는 현상이다. 강은 모래사장으로 변했고 잡초만 무성하다. 세종보는 갑천 도룡가동보에서 하류 쪽으로 16㎞ 정도 떨어져 있다.
 
보를 개방하기 전만 해도 세종보 인근 금강에서는 수상레저시설이 운영됐다. 풍부한 강물과 야경이 아름다워 전국에서 많은 사진작가가 몰려들기도 했다. 2017년 여름까지만 해도 수상레저스포츠용으로 쓰이던 마리나(배 정박 시설)는 폐쇄됐고, 배(행복호)는 인근 주차장에 방치돼 있다. 세종시민 최영락씨는 “세종보를 개방한 이후 금강은 거의 흉물처럼 변했다”며 “대한민국 행정수도의 젖줄을 이런 식으로 방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했다.

 
금강에 물이 없자 세종시는 호수와 하천 등에 물을 공급하는 금강 양화취수장 인근에 별도의 취수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에 필요한 사업비 97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지난 5월 환경부에 건의했다. 이 돈으로 강바닥 지하수까지 뽑아 쓰겠다고 한다.
 
세종보는 당초 노무현 정부가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2011년 1864억원을 들여 높이 4m, 폭 360m 규모로 조성했다. 보 안에 물을 담아 도시 경관을 살리고, 하천 주변에 오토캠핑장 등을 만들어 휴식공간으로 제공하자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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