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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틀어쥔 386 꼰대는 소수, 전체 매도는 억울”

중앙선데이 2019.09.28 00:20 654호 6면 지면보기

[창간기획] 386의 나라 대한민국 ⑥

386세대를 겨냥한 일련의 비판을 요약하면 “한국 사회의 기득권이면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꼰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나온다. 386세대 인사들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아직 권력의 중심에 서 본 적이 없다(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는 항변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86세대는 아직 당 대표도 배출한 적이 없다. 386은 오히려 아직도 권력의 중심이 되지 못한 걸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가운 시선 받는 386의 항변
어느 사회나 50대가 중추 역할
내실 없다는 비판은 성찰 필요

◆“386에서도 경제적 혜택은 천차만별”=386세대는 대학입학·취업·내집마련 등 현재 청년 세대의 어려움을 비교적 손쉽게 이겨냈다. 입시 당시 대학 정원은 늘어났고 졸업할 땐 경제 호황에 취업난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결혼 이후엔 노태우 정권의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 역시 지금에 비해 순조롭게 달성했다. 386세대를 향해 ‘각종 특혜와 혜택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한 세대’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386세대 인사들의 의견은 달랐다.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혜택을 받았다는 건 386세대 내에서도 천차만별”이라며 “일괄적으로 386세대가 혜택받았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을 뿐 단 한 번도 돈을 못 벌어봤다”며 “좋은 직장 다니고 안정적으로 집을 마련한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50대가 사회중심인 건 당연”=386세대의 기득권은 강력하고 끈끈한 연대로 묶여 있다. 그 결과 386세대가 주요 요직을 독식하고 장기집권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386세대가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일견 당연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어느 사회에서나 50대는 각 분야의 중추 역할을 맡으며 기득권을 향유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386세대 여성 인사인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이제 막 50대가 된 386세대에게 장기집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편견”이라며 “다만 386세대가 비판적 목소리만 낼 뿐 실력과 능력을 갖추지 못해 내실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선 깊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386과 일반 386은 분리해야”=80년대의 대학 진학률은 평균 30%대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소위 ‘운동권’ 출신을 추리면 그 수는 더 줄어든다. 386세대가 60년대 출생인구 전체를 대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닌 386세대 전체와 정치권력 등 기득권을 쥔 386세대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석제 소설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50대가 되기도 전에 은퇴를 했거나, 은퇴 걱정을 하며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기득권에 취해 있는 이들보다는 여전히 먹고 살 걱정에 시달리는 순응적인 386세대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급속한 노령화와 거대한 인구 규모=출생 세대별로 현재 인구 수를 따져보면 386세대는 860만명으로 전 세대 중 가장 거대한 규모다. 50년대생은 629만명, 2000년대생은 482만명에 불과하다.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386세대의 입김이 강하고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구조적 이유다. 특히 평균 수명 연장에 따라 퇴직 연령이 올라가고, 이같은 변화에 한복판에 서 있는 386세대가 그 혜택을 입은 탓에 ‘장기집권’이라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탐사보도팀=김태윤·최현주·현일훈·손국희·정진우·문현경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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