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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 9개월째 마이너스인데···해외 투자 '사상 최대'

중앙일보 2019.09.27 10:00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투자 자산. [사진 미래에셋]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투자 자산. [사진 미래에셋]

올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인 15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는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만 늘어나는 것은 국내 기업이 한국 대신 해외에서 사업하길 더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다.
 

2분기 해외 투자 150억…중국 투자 123% 증가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150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6.3% 증가한 수치다. 이는 1980년 해외 직접투자 통계가 작성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해외직접투자액은 지난 1분기에도 44.9% 늘어난 141억1000만 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에 달했지만 이를 또 넘어선 것이다. 해외직접투자란 국내 기업·개인이 해외 기업 증권·채권에 투자하거나, 해외 지점·공장 등을 넓히는 행위를 말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57억5000만 달러로 14.3% 증가하며 ‘제조업 탈(脫) 한국’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과 생산시설 확장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보험업 투자도 52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대폭(35.2%) 늘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유동자금이 선진국 자산을 대상으로 한 펀드 형태의 투자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32억 달러)·중국(20억8000만 달러)이 각각 14.7%, 123.7% 증가했다. 미국에선 전 세계 판매망을 늘리기 위한 M&A 투자가 늘었고, 중국에서는 반도체·전자장비 분야 현지 시장 진출을 늘리기 위해 대기업이 시설 투자를 늘렸다.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 투자도 16.1% 증가했다.
증가하는 해외직접투자.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증가하는 해외직접투자.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경제가 성장하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지 시장 진출과 선진 기술 도입, 저임금 생산지 확보 등으로 기업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국내 해외직접투자 규모도 전 세계 평균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집계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누적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미국(31.6%)·일본(33.5%)·독일(41.1%)·프랑스(54.3%)·대만(57.6%) 등 세계 주요국보다 한국(23.9%)이 낮다. 전 세계 평균도 36.9%에 달한다.

 

국내 투자는 9개월째 마이너스…"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해야" 

문제는 국내에선 수개월째 투자가 저조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만 늘어나는 '괴리'다. 국내 설비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경직성 ▶기업의 높은 규제 부담 ▶규제개혁 체감 미흡 등에 따라 기업들이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각종 규제와 최저임금 및 법인세 인상 등 한국의 기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 투자는 주는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의 성장률도 위협받을 수 있다.
 
산업계에선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국내 투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은 선진국 투자가 늘어나는 모습과 대조적"이라며 "경쟁국과 달리 높아진 법인세율(22→25%)을 경기 상황, 국제 추세에 맞게 설계해 경기 활성화와 세수 모두를 선순환하게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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