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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하면 떠오르는 단어? 1위 민주화투쟁 2위 내로남불

중앙일보 2019.09.27 01:40 종합 5면 지면보기
 
‘민주화투쟁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
386세대 특징, 사회정의·도덕성·진보적
꼰대·무능·위선 지목한 응답자도 많아
조국 장관, 386세대 대표 인물 1위 꼽혀
안철수-나경원-이재명-임종석-오세훈 순
한국 사회 기여도 60대-70대-50대 순

언뜻 어울리기 힘들어 보이는 이 두 단어가 386세대를 가장 잘 상징하는 말로 꼽혔다. 그만큼 386세대에 대한 평가가 복합적이란 의미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3~24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86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단어를 하나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7.7%가 ‘민주화투쟁/자기희생/사회정의’를 선택했다.
 
지난 2000년 청년진보당 당원들이 여의도 당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가짜 386 퇴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청년진보당 당원들이 여의도 당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가짜 386 퇴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어 ‘내로남불/위선/말과 행동이 다름’이 21.7%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진보적/소외계층 배려/평등추구’ 14.0%, ‘근면/성실/높은 도덕성’ 11.2%, ‘꼰대/기득권/불통’ 9.8%, ‘무능/전문성 부족/시대에 뒤처짐’ 7.0% 등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40.3%가 ‘민주화투쟁’을 꼽았지만, 자유한국당(38.3%)과 바른미래당(40.3%) 지지층은 ‘내로남불’을 골랐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가 386세대에 대한 야당 지지층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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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에 대한 긍정적 묘사는 연령대별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부정적 표현은 연령별 특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내로남불’의 선택비율은 20대(19~29세) 14.6%에서 30대 17.4%→40대 21.9%→50대 22.0%→60대 이상 28.5%로 연령에 비례해 높아졌다. 60대 이상에선 ‘내로남불’이 1위였다. 반면 ‘꼰대’의 선택비율은 60대 이상 3.0%→50대 7.2%→40대 11.0%→30대 12.2%→20대 19.4%로 나이가 적을수록 높아졌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로남불에 대한 응답률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커지는 것은 386세대는 깨끗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면서 실망을 한 것”이라며 “특히 386 당사자인 50대에서도 응답률이 높게 나온 것은 문제를 일으킨 386 인사들과 자신을 분리해서 털어내려는 심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386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15.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지난 8월 초부터 조 장관에 대한 보도가 집중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 조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 이후를 계승할 인물로 많은 여권 지지층의 뇌리에 조 장관이 각인된 것 같다”며 “386세대에 대한 평가와 조 장관 평가가 연결되는 접점이 계속 넓어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독일에 머무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9.8%)는 두 번째였다. 다음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9.2%), 이재명 경기지사(8.6%),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6.3%), 오세훈 전 서울시장(5.3%),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4.9%), 원희룡 제주지사(3.0%),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2.1%) 등의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조 장관(18.8%)이 1위, 이재명 지사(11.8%)가 2위였다. 안철수 전 대표(9.5%)와 임종석 전 실장(7.8%)은 각각 3, 4위였다. 한국당 지지층에선 나 원내대표(19.6%)-조 장관(15.2%)-오세훈 전 시장(10.7%)의 순서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해방 이후 한국사회 발전에 가장 기여한 세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나이가 60대인 1950년대생을 꼽은 응답자(35.3%)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40년대생(29.4%), 60년대생(20.1%) 순이었다. 20대는 386세대가 속한 50대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30~50대에선 50년대생이 한국사회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고 봤다. 60대 이상은 40년대생을 꼽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0대는 대표적인 ‘386 정치’인 노무현 정부의 통치를 직접 경험했다기보다 386세대가 우호적으로 정리한 이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입장”이라며 “386 정치를 비롯해 다른 정권까지 직접 경험한 다른 세대와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386 세대’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냐는 질문엔 67.5%(매우 잘 안다 21.0%, 어느 정도 안다 46.4%)가 안다고 응답했고, 31.8%(전혀 모른다 9.4%, 잘 모른다 22.5%)가 모른다고 말했다. 40대(89.9%)와 50대(81.2%)에서 인식률이 매우 높았지만, 20대에선 32.2%밖에 되지 않았다. 20대에서 386 세대의 뜻을 아는 사람은 세 명 중 한 명에 불과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선 386세대의 용어를 모르는 응답자를 위해 조사원이 386 세대의 의미를 설명한 뒤 진행했다.
탐사보도팀=김태윤·최현주·현일훈·손국희·정진우·문현경 기자 pin21@joongang.co.kr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3~24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진행했다, 성·연령·지역별로 가중값(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을 부여해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유선 177명, 무선 823명)을 실시했다. 평균 응답률 12.1%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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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김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