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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펀드 투자사 WFM의 수상한 100억대 장비 계약

중앙일보 2019.09.26 10:53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와 관계 있는 배터리 업체 IFM의 사무실. 홈페이지에는 본사 사무실로 소개돼 있지만 현재는 쥬얼리 수입 업체가 있다. 신혜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와 관계 있는 배터리 업체 IFM의 사무실. 홈페이지에는 본사 사무실로 소개돼 있지만 현재는 쥬얼리 수입 업체가 있다. 신혜연 기자

‘조국 가족펀드’ 운용사가 더블유에프엠(WFM)을 인수한 지 20여일 만에 맺은 111억원 규모의 장비 계약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작전 세력들이 투자 수익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사의 자금으로 우호 세력과 대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식으로 돈을 빼내는 것이다. 
 

‘조국 펀드’ 운영사가 인수한 지 20일 만에
WFM, 익성 자회사 IFM과 111억 시설 계약
이후 IFM이 사무실 빌렸던 다인스로 변경
조범동ㆍ이상훈 횡령 고소도 관련 있는 듯

 WFM의 거래 상대방은 WFM·익성과 한 몸처럼 움직인 아이에프엠(IFM)이었다가 이후 IFM에 사무실을 빌려준 다인스라는 회사로 바뀐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자금 회수 통로가 바뀐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어 교육 업체였던 WFM은 2017년 10월 16일 우국환 신성석유 회장(전 WFM 대표)에서 코링크PE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 20여일 만에 111억원 규모의 2차 전지 음극재 생산 장비를 납품받기로 한다. 거래 상대방은 설립된 지 5개월 된 자본금 1억원 규모의 IFM이었다. 
 
 WFM은 IFM에 계약금으로 총 20억원(6개월 뒤 23억원으로 정정)을 지급했다. 당시 정부 정책에 힘입어 2차전지 업종이 강세였지만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이는 투자였다. 이후 시설 투자 계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다 2018년 6월 “IFM은 마케팅과 영업 업무에 전념하고, 장비 납품은 ‘다인스’로 변경됐다”고 공시가 정정된다.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당시 다인스와 IFM의 생산공장의 주소가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소유한 전북 전주의 창업지원센터로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다인스가 IFM에 전대(임차인이 또다른 임차인을 구하는 것)를 주면서 사무실을 공유했다”며 “IFM은 2017년 11월부터 두 달만 사무실을 사용하다 자진해서 나갔다”고 설명했다. 
 
 다인스의 한 직원은 “WFM과 계약을 진행하고 IFM을 데려온 건 대표님(박 모씨)”이라며 “업무적으로 계산서를 발행하는 업무 외에 IFM 직원들과는 교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다인스의 박 모 대표도 이번 일과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게다가 IFM이 다인스와 같은 사무실을 썼던 시기(2017년 11~12월)는 IFM이 WFM으로부터 대규모 장비 수주를 받은 시기와 일치한다. 다인스 주변 회사에 다니는 A씨는 “직원이 10명 안팎인 다인스가 100억원대 수주를 할 회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박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이러한 계약 방식에 대해 법조계의 한 전문가는 “코링크PE가 WFM을 이용해 IFM으로 100억원대 자금을 빼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계약 당사자가 IFM에서 다인스로 바뀐 건 어떤 이유에서 자금 회수 통로를 바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계약 이후 WFM의 주가는 급등했다. 정부의 2차전지 산업 육성책과 맞물리며 ‘2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돼서다. 당시 4000원대이던 주가는 2018년 2월 7000원을 웃돌았다.   
 
 WFM이 지난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코링크PE 총괄대표와 이상훈 전 WFM 대표(코링크PE 대표)를 회삿돈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도 이와 같은 시설투자 계획과 관련이 있다.
 
 WFM에 따르면 이들은 시설공사 하도급 과정 자금(7억5000만원), 업무 무관 대여금(7억원), 개인소유 회사 직원 급여 대납(3억3839만원) 3건을 횡령했고 금액은 총 17억8839만원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링크PE가 WFM을 인수한 이후 시설공사에 나선 건은 이 장비 계약과 군산 제2양산공장 신축이 전부였고, 실제로 20억원의 계약금이 지급됐기 때문에 그 중 일부가 횡령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듯 WFM은 지난 25일 당초 15억원 규모로 계획했던 2차 전지 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군산 제2 양산공장 및 실험동 신축 계획에 “실제로 1억2500만원만 투입됐다”고 정정 공시했다. WFM은 정정공시에서 “이 시설투자는 조범동 및 이상훈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에 의해 결정된 신축공사”라고 설명했다. 공시상으로 추정할 수 있는 횡령액은 13억7500만원인 셈이다. 
 
 WFM의 사외이사이자 IFM의 전 대표인 김 모씨가 2018년 WFM으로부터 14억원 가까운 자금을 대여한 내역도 사업보고서에서 확인됐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대여금 67억원의 절반이 넘는 36억원을 받을 수 없는 돈인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 놓은 점도 “비정상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취재진은 IFM의 전 대표인 김 모씨를 24일 만났지만 “(말을 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달라”고만 답했다. 다인스와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번 일(조국 사태)과 관련이 없다”며 “관련이 있으면 제가 이렇게(집에) 있을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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