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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협상도 정치 결단 없으면 못해…한·일 지도자 나서야”

중앙일보 2019.09.26 00:06 종합 8면 지면보기
한·일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한일공동세미나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최상용 전 주일대사,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 뒷줄 오른쪽부터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이원덕 국민대 교수,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 김진명 소설가,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신각수 전 주일대사,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김성곤 전 국회 사무총장. 임현동 기자

한·일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한일공동세미나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최상용 전 주일대사,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 뒷줄 오른쪽부터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이원덕 국민대 교수,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 김진명 소설가,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신각수 전 주일대사,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김성곤 전 국회 사무총장. 임현동 기자

25일 열린 한반도평화만들기 주최 한일공동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해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강제징용 판결 출구전략 세션
이홍구 “지소미아 기한 전 대화를”
박철희 “징용 배상 일본 참여 필수”
기미야 “압류재산 현금화 미뤄야”
홍석현 “양국 지도자 통큰 타협을”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양국 지도자들이 통큰 타협을 하자”고 제안했다. 홍 이사장은 "대법원 판결 취지는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거지만 국제법적 약속인 한일협정과 충돌하는 만큼 우리 정부와 기업이 해결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이 결단하면 일본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지도자가 용단을 내리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이라는 결정적인 뇌관이 제거될 수 있고, 양국의 치킨게임식 싸움은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홍 이사장은 “한·일 관계가 잘 풀리면 일본이 한반도 비핵평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아베 총리의 숙원인 북·일 수교와 납북자 문제도 타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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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첫 세션(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사회)에서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외교적 협상도 정치적 결단이 없으면 못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대법원 판결은 일본 기업에 의한 배상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며 “일본도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한국 측이 한국 기업의 배상 여지를 열었는데도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대화 진전을 막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추가 대응을 삼가고 청와대와 총리관저를 중심으로 다각도로 정치적인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짚었다.  
 
반면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만일 한국 법원이 (일본 법원 판결처럼) 인도적 관점에서 당사자 간에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면 일본도 역할을 다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한국이 국내적인 조치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양국 간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악수(惡手)에 악수로 대응하는 연쇄작용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까지 불렀다”며 “삼권분립 하에서 사법부와 행정부의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견제와 균형 관점에서 (한국 정부가 대응해 준다면) 일본도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 압류 재산에 대한 현금화 조치를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현금화 조치가 이뤄져 일본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일본은 지금처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를 실무적인 차원이 아닌 정치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한·일 경제전쟁으로 치닫게 된다”며 “적어도 해결에 대한 로드맵이 마련될 때까진 현금화 조치가 미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양국이 협의해 강제집행 프로세스를 중지하는 잠정 조치 방안을 내놔야 한다”며 “이후 한국 측이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처럼 민관위원회를 조직해 해결책을 논의하면 일본도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할 명분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세미나에서 “초강대국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원칙이나 외교력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시간을 놓치지 말고 곧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11월 22일까지 기한인) 지소미아 문제 등을 생각할 때 타이밍상 10월에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상용 전 주일 대사는 특별강연을 통해 ‘한반도 평화 조성을 위한 한·일 협력’을 제안했다. 최 전 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두 차례나 얘기했고, 우리 정부도 일찌감치 공식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며 “일·북 국교정상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고, 부수적으로 한·일 간 역사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오원석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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