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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북 관계 근본적 전환 합의”…백악관 발표엔 빠져

중앙일보 2019.09.26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제74차 유엔 총회(미국 뉴욕)에 참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귀국한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임기 내 한두 차례)과 달리 이례적으로 3년 연속 총회에 참석했다. 북·미 실무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예정에 없던 한·미 정상회담이 급박하게 잡혔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성과 해석 분분
청와대 ‘전환’ 표현에 의미 부여
‘희망 사고’인지 북·미회담서 결판

양 정상이 65분간의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 중 ‘전환’이란 단어에 의미를 부여한다. 정상회담 결과문을 발표할 때는 당사국 간 협의를 거친다. 이번 회담 후 양국은 통상의 관계 개선(improve) 대신 관계 전환(transformation)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여기에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적극적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백악관 발표에는 ‘transformation’이라는 표현이 담겨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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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화두였던 북핵 이슈와 관련해선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식의 언급에 그쳤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맞물린 미국산 무기 구매에 대해 “향후 3년간 계획에 대해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소개한 것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회담 직후 “북핵에 대해선 원론적 언급에 그치고 방위비 분담금 등 갈등 이슈만 길게 논의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전환’에 의미를 부여한 데서 보듯 청와대의 입장은 다르다. “북·미 실무 협상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위 관계자)며 "다만 미국과 북한이 협상의 주체인 만큼 양국이 직접 관련 이슈를 구체적으로 주고받도록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앞서나가지 않았을 뿐”이란 것이다. 여기에 적대행위 금지 같은 메시지를 양국 정상이 내면서 그간 멈췄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되는 흐름을 확고히 했고, 특히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DMZ(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 건설’도 향후 논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또 통미봉남(通美封南) 아니냐는 우려나 북한의 문 대통령 비난 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포함한 세 정상의 신뢰가 확고한 상황에서 큰 변수가 아니라고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으로 상징되는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며 쓴 ‘새로운 방법’이란 표현이 북한이 비슷한 맥락에서 언급한 ‘새로운 계산법’이란 용어와 닮았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청와대의 이런 인식이 장밋빛 전망이자 희망 사고인지, 중재자 또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에 따른 확신인지는 "2~3주 이내에”(국가정보원) 있을 북·미 실무회담에서 일차적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각자 준비해온 내용을 모두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해 시간을 넉넉히 갖기 위해 일부러 마지막으로 회담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부터 미국산 무기 구매를 언급했을 정도로 ‘돈’에 집착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연내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상태다. 성패가 곧 드러난다는 의미다.
 
뉴욕=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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