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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부자들의 로또?”…무순위 ‘줍줍’ 당첨자 절반 이상 2030

중앙일보 2019.09.25 23:17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의 '디에이치 포레센트(일원대우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 현대건설]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의 '디에이치 포레센트(일원대우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 현대건설]

 현금부자들이 무순위 청약으로 신규 아파트의 미계약분을 사들이는 이른바 ‘줍줍’의 절반 이상이 20~30대라는 통계가 나왔다.
 
25일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무순위 청약 당첨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무순위 청약이 발생한 20개 단지의 무순위 당첨자 2142명 가운데 30대가 916명(4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가 207명(9.7%)을 기록해 ‘20·30’ 당첨자가 전체의 52.4%에 달했다. 10대 당첨자도 2명이나 있었다.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서울 방배 그랑자이(3.3㎡당 4891만원)의 경우, ‘줍줍’ 당첨자 84명중 30대가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도 5명이었다. 분양가가 두 번째로 높았던 서울 강남 디에이치 포레센트(3.3㎡당 4751만원)의 무순위 당첨자 20명 중 12명이 30대, 1명이 20대였다. 분양가 3.3㎡당 4150만원인 서울 용산구 시온캐슬 용산은 무순위 당첨자 44명 중 30대가 17명, 20대가 13명에 달했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성남 분당 지웰푸르지오(3.3㎡당 2715만원)는 무순위 당첨자 41명 중 11명, 안양시 평촌래미안푸르지오(3.3㎡당 2050만원)는 234명 중 115명, 대구시 수성 레이크 푸르지오(3.3㎡당 1973만원)는 203명 당첨자 중 106명이 각각 20·30세대였다.
 
이 기간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한 단지들도 나왔다.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5가구 분양에 1283명이 몰려 경쟁률이 256.6대 1로 가장 높았다.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29가구 모집에 6197명이 몰려 2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줍줍’ 아파트의 상당수는 분양가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제한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막대한 현금 없이는 지원조차 어려운 곳에서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2030이라는 것은 ‘증여부자’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제한이 미계약을 낳고, 오히려 특정 현금부자 등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지적이 일자 다주택 현금 부자들의 미계약분 독식을 막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을 전체 공급물량의 80%에서 500%(5배수)로 확대하고, 예비당첨자도 가점제 순으로 선발하기로 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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