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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우린 반기업 아니다"···비공개선 "전경련 이름 바꿔라"

중앙일보 2019.09.25 19:07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현안감담회를 가졌다. 이날 민병두 의원,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앞줄 왼쪽 셋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925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현안감담회를 가졌다. 이날 민병두 의원,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앞줄 왼쪽 셋째부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925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찾았다.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아닌 협회 방문은 4년 만이다.

 
이날 간담회는 여당 원내지도부인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주도로 성사됐다. 총선을 7달 앞두고 민주당이 전경련에 손을 내민 셈이다. 이 수석은 행사 시작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 자리에 찾아오는 게 쉬운 자리만은 아니었다”고 입을 뗐다. “좀 더 많은 의원들이 오고싶어 했는데 ‘왜 하필이면 전경련이냐’고 안 온 분들도 있다”고도 했다. 현 정부의 ‘전경련과 거리두기’ 기조를 에둘러 언급한 발언이다.
 
간담회는 당초 기획했던 시간(1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참석 의원 14명과 기업인 14명이 돌아가면서 한·일 무역분쟁, 규제개혁, 노동개혁, 기업문화 개선 등 현안과 의견을 발표하고 토론했다. 여당은 규제 완화 노력을 약속했다. 기업에서는 노동 정책 관련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 참석자는 “R&D(연구·개발)나 계절별 수요가 몰리는 업종의 경우 애로가 커 탄력근로제와 시간근로제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일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중장기 대처 방안이 논의됐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일본과의 무역 마찰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현안감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민병두 의원. 김경록 기자 / 20190925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현안감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민병두 의원. 김경록 기자 / 20190925

 
민주당은 이날 간담회 제목을 ‘귀를 열다! 주요 기업 간담회’로 정했다. ‘재벌’로 선을 그었던 대기업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한다.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결코 반기업 정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념적으로 막연하게 민주당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고 얘기해달라”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병욱 의원도 “경제인·기업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시장 중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도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가 모든 대기업 노조의 편에서, 민주노총 편에서 일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행사 직후 재계 일각에선 회의적 반응이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전날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안을 의결해 놓고 여당이 친기업 행보를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결사의 자유·강제노동 금지 등이 골자인 이번 비준안을 오래전부터 반대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현안감담회를 가졌다. 이날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왼쪽)이 민병두 의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오른쪽 둘째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김경록 기자 / 20190925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기업 임원들과 현안감담회를 가졌다. 이날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왼쪽)이 민병두 의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오른쪽 둘째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김경록 기자 / 20190925

자유한국당이 법인세 인하 등 재계 요구를 수용한 ‘민부론’을 들고나온 상황에서 민주당이 급하게 ‘친시장’, ‘친기업’을 주장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정치권 관측도 있다. 간담회 참석 의원 14명 중 5명(강훈식·김병관·박찬대·최운열·홍영표)은 2016년 10월 전경련 해산 촉구 결의안 발의자(55명)에 이름을 올렸었다. 사실 전경련과 현 정권은 가깝다고 보긴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경련을 방문한 건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 마지막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은 둘을 더 멀어지게 했다.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등의 탈퇴로 전경련이 크게 위축됐고 그간 정부 주관 행사에서도 배제됐다. 지난 7월 출범한 ‘일본 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통’ 전경련이 빠졌다는 지적에 “회원사가 없어 경제단체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두 달 뒤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4대 그룹 부사장이 전원 참석했다. 이 수석은 “전경련에 탈퇴 기업까지 와달라고 요청을 했다”면서 “LG·SK 등이 어려운 발걸음을 함께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간담회 도중 민주당은 그러나 “전경련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차 전했다고 한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건 와중이던 2017년 ‘한국기업연합회’로 이름을 바꾸려다가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철회했었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이 수석부대표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 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현대차·SK·LG·롯데·GS·한화 등 주요 기업 14곳이 이름을 올렸다.
 
심새롬·하준호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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