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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 드러낸 채 축제 동원…스리랑카 '코끼리' 결국 숨져

중앙일보 2019.09.25 18:19
코끼리 구호재단이 공개한 앙상한 뼈대의 코끼리 사진. [코끼리 구호재단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코끼리 구호재단이 공개한 앙상한 뼈대의 코끼리 사진. [코끼리 구호재단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비쩍 마른 모습으로 스리랑카의 한 축제에 등장해 동물학대 논란을 촉발한 70살 코끼리 '티키리'가 결국 숨을 거뒀다.
 
25일 BBC뉴스에 따르면 코끼리 구호재단(Save Elephant Foundation) 창립자인 레크 차일러트는 지난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키리의 고통이 이제 끝났다. 그의 영혼은 자유로워졌다"며 코끼리의 죽음을 전했다.
 
코끼리 구호재단은 지난달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티키리의 존재를 알렸다. 재단이 공개한 여러 장의 사진에는 뼈를 드러낼 정도로 심하게 마른 코끼리의 모습이 담겨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또 다른 사진에는 코끼리가 화려하게 장식된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재단은 티키리라는 사진 속 코끼리가 앙상한 몸으로 축제에 동원되며 혹사당하고 있다고 알렸다.
 
스리랑카 페라헤라 축제에 동원된 코끼리 사진. [코끼리 구호재단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스리랑카 페라헤라 축제에 동원된 코끼리 사진. [코끼리 구호재단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재단에 따르면 티키리는 지난달 스리랑카 종교 축제인 페라헤라에 동원됐다. 스리랑카 칸디에서 매년 열리는 페라헤라는 대규모 불교 축제로 정교하게 장식된 코끼리를 볼거리로 내세운다. 티키리는 해당 축제에 동원된 60마리 코끼리 중 한 마리였다.
 
당시 재단은 "티키리는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열흘 내리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티키리는 매일 밤 사람들이 축복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수 킬로미터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축제를 주관한 사찰 측은 티키리는 소화 관련 질병 때문에 체중이 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하며 "이 질병은 티키리의 힘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자 스리랑카 관광부 장관은 티키리를 축제 공연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티키리는 결국 축제에 동원된 지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코끼리 구호재단 측은 티키리는 축제 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고립된 채 지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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