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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사상' 김포요양병원 직원 "산소통 밸브 열고 10초뒤 퍽"

중앙일보 2019.09.25 13:59
24일 오전 9시 3분쯤 경기 김포시 풍무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긴급대피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뉴스1]

24일 오전 9시 3분쯤 경기 김포시 풍무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긴급대피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뉴스1]

 
2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을 입은 김포요양병원 화재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 김포경찰서 수사전담팀은 김포요양병원 직원들과 사망자의 유가족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병원 직원 소환해 화재 원인 수사

 
경찰은 이번 화재의 발생 원인과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파악하는 데 수사의 중점을 두고 있다. 화재가 일어난 24일 오후 경찰은 김포요양병원 직원들을 불러 화재 발생 당시 상황과 시설 현황 등을 확인했다. 이어 25일에도 병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요양병원 내 불법 시설물 설치 여부, 평소 소방 설비 관리 방식 등 안전 관리 실태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원인과 그와 관련된 피해자의 사망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면서 “시설 등의 문제를 계속 조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 “산소통 밸브 여는 과정에서 화재 발생”

김포요양병원 4층 화재 현장.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김포요양병원 4층 화재 현장.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대한요양병원협회에 따르면 김포요양병원 측은 24일 오전 9시쯤 건물 아래층에서 전기공사를 하니 잠시 단전한다는 연락을 받고 단전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 직원 4명을 산소발생기가 있는 기계실로 보냈다고 한다. 단전될 경우 산소를 발생시키는 산소발생기의 전원을 끄고 준비해 둔 산소통으로 산소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병원 직원들이 산소발생기 전원을 끈 뒤 산소통 밸브를 열었는데 약 10초 뒤 산소발생기 뒤편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고 화재와 함께 매연이 발생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24일 화재현장 브리핑에서 “전기안전공사에서 이날 오전 9시에 정기 점검을 위해 전기를 차단했다”라며 “병원 측이 수동으로 산소공급을 하기 위해 보일러실에 있는 산소탱크 밸브를 여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포요양병원 측 관계자는 “화재 직후 매뉴얼대로 거동이 가능한 환자를 우선 대피시키고 부축이 필요한 환자들을 2차로 대피시켰다”며 “마지막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집중치료실 환자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매연이 퍼지다 보니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화재가 발생한 곳이 병실과 10여m 떨어진 기계실이다 보니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조사결과 화재 발생 때 요양병원 내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의 사망 원인으로 대피 과정에서의 산소 공급 중단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자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앞서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망자들이 집중치료실에 누워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다가 이송되는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안 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환자들 역시 이송 도중 산소 투여를 받지 못하고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령 입원자 많아 피해 커

김포요양병원 화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포요양병원 화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번 화재는 24일 오전 9시 3분쯤 김포시 풍무동 한 상가 건물 내 4층 요양병원 보일러실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 불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132명 중 김모(90·여)씨와 이모(86)씨 등 2명이 숨지고 중상자 8명을 포함해 47명이 다쳤다. 화재 발생 당시 최초 발화 지점인 4층 보일러실과 병실이 가까웠고 병원 내 환자의 상당수가 병상에 누워서 지내는 고령 환자여서 피해가 컸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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