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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 초등생 성희롱 현·예비교사 14명 징계…교단 남을듯

중앙일보 2019.09.25 11:28
서울교대 재학생과 졸업생, 전교조 조합원들 등이 지난 6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관련 졸업생의 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대 재학생과 졸업생, 전교조 조합원들 등이 지난 6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관련 졸업생의 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대 재학 시절 여학생 외모를 품평하거나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거론하며 “예쁜 애는 따로 챙겨 먹어요”라고 성희롱한 서울교대 출신 현직·예비교사 14명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징계하기로 했다. 현직교사 7명은 징계위원회에서 세부 처분을 결정하고, 임용대기자는 발령 이후에 처분이 이뤄진다.
 
25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대 남자 대면식과 단톡방에서 발생한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졸업생 중 현직교사와 임용예정자 18명을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관련자는 24명이었지만, 나머지 6명은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하지 않고 임용시험에 합격한 기록도 없어 현황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은 지난 3월 여학생들에 대한 외모 품평 책자를 만드는 일이 폭로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후 서울교대를 졸업한 현직 교사가 단체대화방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거론하며 “따로 챙겨먹어요 이쁜 애는, 아니 챙겨만나요”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시교육청 감사 결과 서울교대 성희롱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남학생이 선배와의 대면식 자리에서 여학생의 얼굴을 평가하는 성희롱 자료를 제작했고, 대면식이 진행되는 동안 재학생들이 좋아하는 여학생과 이유를 스케치북에 기재했다. 또 서울교대 재학생·졸업생 등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에서 현직 교사가 초등학교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교대 성희롱을 폭로하는 대자보. [중앙포토]

서울교대 성희롱을 폭로하는 대자보. [중앙포토]

시교육청은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현직·예비교사 18명 중 14명에 징계 처분을 내렸다. 현직교사 10명 중 3명에게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으로 중징계 처분했다. 1명은 경징계, 3명은 경고 처분이 부과됐다. 예비교사 8명 중 1명은 중징계, 6명은 경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감사대상 중 나머지 4명(현직교사 3명, 예비교사 1명)은 혐의점이 없었다.
 
현직교사 대상 세부 징계수위는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예비교사에 대한 징계는 발령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보통 학교에서 교사들의 성비위 문제가 적발되면 교육청에서 그에 따른 감사를 실시하고 비위가 확인되면 징계요구를 하거나 행정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임용대기자에 대해서는 시교육청이 처분할 권한이 없다. 현황파악이 안된 6명에 대해서는 추후 목록을 만들어 관리할 방침이다.
 
징계처분이 내려져도 교사들이 학교를 떠날 가능성은 적다. 실제로 성희롱·성추행 등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초·중·고 교사 중 43.3%가 학생을 다시 가르칠 수 있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 교육부의 ‘2016~2019 초·중·고 학교급별 교원 성비위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578명) 중 250명이 강등‧정직‧감봉‧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파면이나 해임처분을 받지 않으면 교단에 복귀하는 게 가능하다.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은 크다. 초2 딸을 둔 김모(36‧서울 송파구)씨는 “여자 후배와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을 성희롱한 사람이 과연 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애 담임이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학생 대상 성범죄 사건은 경중을 따지지 말고 강력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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