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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서 연이틀 중국 때렸다…무역협상 기선제압

중앙일보 2019.09.25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5분 간 비난한 뒤 "무역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라지만 나쁜 합의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5분 간 비난한 뒤 "무역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라지만 나쁜 합의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반도체회사 마이크론의 87억 달러가치 반도체 설계 절도 사례까지 들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전날 유엔본부에서 '종교의 자유 보호' 행사를 열어 중국 내 종교 박해를 정조준한 데 이어 연이틀 중국 때리기에 나선 셈이다. 국제무대에서 2주 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 간 워싱턴 무역협상을 앞두고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3일 종교 탄압, 24일 총회선 불공정 무역
"中 WTO 가입 뒤 미국 공장 6만 개 잃었다,
美마이크론 87억 달러 반도체 설계 절도"
中대표단장 왕이 부장 트럼프 연설 안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74차 유엔총회 연설 도중 약 5분에 걸쳐 세계 2대 경제 강국의 개발도상국 지위와 불공정 무역 관행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질색하는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경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새로운 무역 접근법의 가장 중요한 차이가 중국과 관계에 관한 것"이라며 "중국의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인정한 것은 20년 후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약속한 개혁은 거부했을 뿐 아니라 거대한 시장장벽, 많은 국가 보조금, 환율 조작, 상품가격 덤핑, 강제 기술이전과 대규모의 지식재산권과 영업기밀 절도에 의존하는 경제모델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미국 반도체 칩 제조사인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의 한 국영기업이 87억 달러(약 10조원) 가치의 마이크론 (반도체) 설계를 훔쳤다"고 공개했다. "중국 기업이 거의 똑같은 제조 특허를 획득해 마이크론은 중국 내에서 자기 상품을 팔 수 없게 금지됐다"고 하면서다.
 
그는 또 "미국은 중국이 WTO에 가입한 뒤 6만 개의 공장을 잃었다"며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이 자신을 개발도상국으로 신고하는 것은 허용해선 안 된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말미엔 무역협상에서 "양국에 호혜적인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나는 미 국민에게 나쁜 합의를 수용하지 않을 것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유엔총회 중국 대표단장인 왕이 외교부장이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맹비난한 24일 총회 연설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AP=연합뉴스]

유엔총회 중국 대표단장인 왕이 외교부장이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맹비난한 24일 총회 연설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AP=연합뉴스]

홍콩 사태를 두고도 "세계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유와 법치, 민주적 생활방식을 보호하기로 약속한 홍콩반환협정을 존중할 것을 전적으로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이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향후 세계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라며 "우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엔총회에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대표단장으로 참석했지만, 전날 종교 자유 보호 행사에서 이미 중국을 자극한 터라 트럼프의 연설 시간 눈에 띄지 않았다. 중국 유엔대표부 직원 한 명이 연설 내용을 귀 기울이는 모습만 카메라에 잡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종교 자유 행사에서 중국 정부를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유대인과 기독교인,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등이 단순히 깊은 신앙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자신들 정부의 손에 투옥되고 고문받고 살해당하기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미국은 분명한 목소리로 세계 모든 국가에 종교적 박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신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 목사들을 체포하고, 성경 판매를 금지하며, 교회를 부수고 수백만 위구르 인들과 이슬람교도를 시설에 투옥했다"고 직접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학자인 아버지가 양심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고 위구르족 여성이 증언하도록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4일 오후 뉴욕에서 별도 중국 신장지역 인권 위기를 다루는 별도 행사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이집트와 정상회담 자리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질문 답변과정에서 "미국이 지난주 중국 실무협상단의 몬태나 및 네브래스카주 농가 방문 취소를 요청했다"고 공개하자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다른) 무역이슈에 혼란이 없도록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많은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약속했고 이미 사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구매를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그곳에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미국 농민에 중국의 농산물 구매 재개를 홍보하도록 지시한 셈이다.

뉴욕=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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