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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투직원 "조국 아들 부탁받고 하드디스크 2개 사줬다"

중앙일보 2019.09.25 01:50 종합 1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검찰이 1차 압수수색을 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조국(54) 법무부 장관 아들(23)이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37)씨에게 자신의 컴퓨터에 교체할 하드디스크를 인터넷으로 대신 구매해 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장관 아들의 부탁을 받은 김씨는 그가 보내준 인터넷 홈페이지 링크로 들어가 하드디스크 2개를 구매했다고 한다. 배송지는 조 장관의 자택이었다. 이날 김씨는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요구로 하드디스크 2개를 사서 조 장관의 자택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당시 정 교수는 김씨에게 신용카드를 주면서 “남부터미널 전자상가에 가서 하드디스크 2대를 사 달라”고 요구했고, 김씨는 이를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검찰, 한투증권 직원 진술 확보
“아들이 PC 하드 교체하는 것 목격”
조국 측 “내용 확인하기 어렵다”

“조국, 아내 도와줘 고맙다고 인사”
법조계 “증거인멸 방조 될 수도”

검찰, 대학원 입학과정 수사
아들 2018학년도 합격했는데
2016~18년 평가서류만 사라져

김씨는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오후 조 장관의 자택을 다시 방문했을 때 조 장관 아들이 직접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조 장관 자택에서 조 장관 등과 함께 설렁탕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밤에는 정 교수와 함께 경북 영주의 동양대로 내려가 연구실 컴퓨터를 외부로 들고나오기도 했다. 이 컴퓨터는 김씨 차량 트렁크에 있다가 검찰에 제출됐다.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조 장관 아들의 컴퓨터를 포렌식해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조 장관 아들이 교체했다는 하드디스크 원본을 확보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4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하루 종일 조 장관 아들이 주로 쓰던 컴퓨터에 붙어서 포렌식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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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선 컴퓨터가 집에 두 대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검찰이 확보한 진술 등에 따르면 가족 공용 컴퓨터 2대 이외에 조 장관 아들용 컴퓨터 등 총 3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조 장관 아들 컴퓨터에는 하드디스크가 2개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씨는 하드디스크가 담긴 봉투를 정 교수에게 건네받아 자신이 다니던 스포츠센터 개인사물함에 보관했다고 한다. 김씨는 추후 검찰에 이를 임의제출했는데, 자신이 직접 교체한 하드디스크 2개 외에 또 다른 하드디스크까지 총 3개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 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제출된 하드디스크 3대 중 2대는 김씨가 직접 교체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1대는 조 장관 아들의 것인지, 아니면 정 교수가 별도로 보관하던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아들이 김씨에게 하드디스크 구매를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 조 장관 측은 “지금은 이런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라진 조국 아들 대학원 입시자료 … 연세대 “이유 몰라”
 
컴퓨터 교체 과정에서 김씨가 조 장관과 마주쳤다는 진술도 나왔다. 김씨 진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재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던 김씨는 조 장관이 집에 들어오자 서재 문을 열고 나가 그에게 인사했다. 조 장관은 서재에서 나온 김씨를 보고는 왜 서재에서 나오느냐고 묻지 않고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한 뒤 서재 맞은편 안방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조 장관이 자택에 들어간 뒤 김씨가 조 장관 자택에서 나오기까지는 한 시간 정도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서재에서 김씨가 나왔는데도 조 장관이 이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는 점은 의심스러운 정황”이라며 “조 장관이 이를 알고 있었다면 증거인멸 교사의 방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는 조 장관 딸(28)의 입시비리 의혹을 넘어 아들의 대학원 입학 과정으로 확대됐다.  
 
검찰은 지난 23일 조 장관 아들이 지원한 아주대와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현재 재학하고 있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장관 아들이 고3이었던 2013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발급받아 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인턴증명서가 허위로 작성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연세대 압수수색을 통해 조 장관 아들이 제출한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장관 아들이 2018학년도 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해 합격할 당시 점수가 기록된 평가자료 일부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측은 서류가 왜 어떤 경로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연세대 측은 “정치외교학과 사무실에는 2016년부터 2018년 전기까지의 심사위원별 평가자료가 보관돼 있지 않다. 분실된 것으로 보이며 분실 원인은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 장관 아들이 지원하기 1년 전부터 합격했을 때까지 3년치 평가 서류만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에 따르면 조씨와 관련된 서류뿐 아니라 다른 지원자들 서류도 함께 분실됐다고 한다.
 
◆검찰, 조국 딸 두번째 소환조사=한편 검찰은 지난 17일 비공개로 소환조사했던 조 장관 딸을 지난 22일에도 불러 추가 조사했다.

정용환·박사라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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