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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매점 콜라·커피 없애니 비만 증가율 낮아졌다

중앙일보 2019.09.25 01:00 종합 16면 지면보기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영어린이집 6~7세반 어린이들이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 교육을 받고 있다. 변선구 기자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영어린이집 6~7세반 어린이들이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 교육을 받고 있다. 변선구 기자

“미역에는 식이섬유가 들어있어요. 우리 친구들 응가가 잘 나오게 해주지요.”

유치원엔 영양사 보내 급식 관리
식약처, UN 만성질환예방상 받아

23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의 신영어린이집. 동작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나온 영양사 5명이 6~7세반 어린이들에게 영양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식재료 모형을 놓고 어떤 영양소가 들어있는지 설명했다. 바다 그림 위에 고등어와 오징어, 미역 모형을 붙여놓고 아이들이 낚시대로 하나씩 건져 올리는 놀이를 진행했다. 이어 평소에 잘 먹지 않던 식재료 모형을 골라 주머니 안에 집어넣으며 “잘먹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했다. 버섯 모형을 고른 장대규(6) 군은 “버섯을 싫어하는데 한번 먹어보겠다”고 말했다. 이곳 어린이집 교사들은 “영양교육 받은 뒤에는 아이들이 부쩍 밥을 잘 먹는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6년부터 이어온 ‘어린이 식생활 안전 정책’의 대표 상품이다. 어린이(2~18세) 비만이 1997년(5.8%)에서 2005년(9.7%)로 8년새 2배 급증하면서 시작됐다. 센터는 2011년 11개로 시작해 올해 8월 기준 전국 225개 지자체에 설치됐다. 영양사가 없는 소규모 어린이집ㆍ유치원 등에 매달 식단표를 짜주고, 급식소 위생 관리, 어린이 영양 교육 등을 지원한다.

 
신영어린이집의 주방 모습,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구분해 사용하는 칼과 도마가 소독기에 놓여있다. 이에스더 기자

신영어린이집의 주방 모습,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구분해 사용하는 칼과 도마가 소독기에 놓여있다. 이에스더 기자

이날 아이들 교육을 마친 영양사들은 주방 점검에 나섰다. 전반적인 위생상태부터 칼ㆍ도마를 야채ㆍ생선ㆍ육류 등 식재료 별로 구분해 사용하는지 등 45가지 항목을 따졌다. 급식지원관리센터의 한영주 팀장은 이날 점심 급식으로 준비된 어묵쑥갓국을 한 국자 떠서 염도계에 담았다. 한 팀장은 “0.32㎎이다. 0.4㎎ 아래로 잘 맞췄다”고 말했다. 이 어린이집의 전양숙 원장은 “센터에서 전담 영양사가 매달 맞춤형으로 식단을 짜주고, 직접 나와 아이들이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교육해주니 좋다. 특히 급식 위생 문제는 늘 조심스러운데 전문가가 관리해주니 한결 안심이 된다”라고 말했다.  
동작구의 한 사립 고등학교 앞에 붙여진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표지판. 이에스더 기자

동작구의 한 사립 고등학교 앞에 붙여진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표지판. 이에스더 기자

 
이날 오후 찾은 동작구의 한 고등학교 매점에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떨어지는 과자ㆍ빙과류도 없었다. 식약처가 학교 주변 200m 이내의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에서 고열량ㆍ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식품 판매를 금지해서다. 학생들의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학교에 있는 동안에라도 불량 식품과 거리가 멀어지는 효과가 있다. 매점 주인 윤효숙(63)씨는 “학생들이 자주 찾는 커피 등을 못 팔아 매출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학생들 건강에 도움이 된다니 감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07년 초등학교 앞 모습. 위생이 검증되지 않은 길거리 판매업소에서 분식, 과자류를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이 도입되면서 최근에는 이런 판매업소가 자취를 감췄다. [식약처]

2007년 초등학교 앞 모습. 위생이 검증되지 않은 길거리 판매업소에서 분식, 과자류를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이 도입되면서 최근에는 이런 판매업소가 자취를 감췄다. [식약처]

 
식약처는 어린이들이 주로 TV를 시청하는 시간대(오후 5~7시)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ㆍ저영양 식품 광고 금지하고, 장난감 등을 끼워 준다는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덕분에 어린이 비만 증가율이 2001~2007년 2.7%에서 2011~2017년 1%로 줄었다. 1일 나트륨 섭취량은 2011년 3164g에서 2017년 2540g으로 줄었다. 어린이 식생활안전지수도 2010년 59.6%에서 2017년 73.2%로 뛰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74차 UN총회 행사에서 ‘만성질환 예방ㆍ관리 UN특별위원회’가 주는 ‘UNIATF 어워드’를 수상했다. [식약처]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74차 UN총회 행사에서 ‘만성질환 예방ㆍ관리 UN특별위원회’가 주는 ‘UNIATF 어워드’를 수상했다. [식약처]

이러한 10여년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제74차 UN총회 행사에서 ‘만성질환 예방ㆍ관리 UN특별위원회’가 주는 ‘UNIATF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처장은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를 위한 인프라를 깔았는데, 앞으로 투자를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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