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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요양병원 불 2명 사망…스프링클러 미작동

중앙일보 2019.09.25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경기도 김포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24일 화재가 발생해 입원 환자 132명 중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화재 발생 후 인근 주차장으로 대피한 환자들이 병원 호송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경기도 김포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24일 화재가 발생해 입원 환자 132명 중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화재 발생 후 인근 주차장으로 대피한 환자들이 병원 호송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32명이 입원 중이던 경기 김포의 김포요양병원에서 24일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47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환자 132명 입원 중 … 47명 부상
호흡기 단 노인 산소 끊겨 사망 추정
보일러실 발화, 병실로 연기 번져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9시 3분쯤 발생했다. 이 화재로 김모(90·여)씨와 이모(86·남)씨가 숨졌다. 이들은 집중치료실에 있었으며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하는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방당국의 추정에 따라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화재 당시 병원 안에는 환자 132명과 병원 관계자 30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이들은 병원과 통하는 주차장, 고가 사다리, 계단 등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 5분쯤 모두 대피를 마쳤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5층, 지하2층 규모로 병원은 4층에 위치해 있다.
 
소방당국은 전기안전공사에서 점검을 위해 전기를 차단하자 병원 측이 산소를 수동으로 공급하려다 산소탱크가 있던 보일러실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소방법상 의료용 산소기가 보일러실에 있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의료법상 문제가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재 발생 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서장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경찰과 합동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4층 보일러실과 병실. [뉴시스]

처음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4층 보일러실과 병실. [뉴시스]

화재 현장에 있던 이들은 당시 상황을 “난리였다”고 표현했다. 불은 보일러실 내부만 태우고 번지지는 않았으나 연기가 많이 나와 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원준희 김포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보일러실과 병실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 연기가 바로 병실로 침투됐다”고 설명했다.
 
병원 주변은 깨진 유리창 조각들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소방대원들이 연기를 빼내기 위해 건물 유리창을 모두 깨는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4층 끝 230호실에 있던 간병인 박경숙(70·여)씨는 “펑 소리가 나더니 전기도 나가고 연기가 시커멓게 났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들을 진정시키고, 휴지로 연기 못 마시게 하면서 데리고 나왔다”며 “할머니들이 기침하고, ‘사람 살려’라고 외치는 등 난리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병실에 있던 환자 김모(57·여)씨는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를 3번 정도 들은 것 같다”며 “연기가 차는데 마스크도 안 주고, 나가라는 지시는 바로 못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요양병원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가영·심석용·최모란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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