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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스마트 에너지 혁신시대 - 공기업 시리즈 ④에너지] 한전 갈등관리부 ‘삼각 중재’로 평택 송전탑 5년 갈등 풀었다

중앙일보 2019.09.25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이홍곤(서 있는 사람) 한국전력 갈등관리부 차장이 경기도 안성 원곡면 주민들에게 송전선로 건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들은 국민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지역과 상생하면서 국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 한국전력]

이홍곤(서 있는 사람) 한국전력 갈등관리부 차장이 경기도 안성 원곡면 주민들에게 송전선로 건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들은 국민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지역과 상생하면서 국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 한국전력]

한국전력 갈등관리부 이홍곤(51) 차장과 인터뷰를 중심으로 1인칭 시점에서 기사를 일부 재구성했다. - 편집자
 

국민 편의 높이는 에너지 공기업들
사회가치 실현하며 성장동력 개발

“안성 가서 소방수 역할 좀 해줘야겠어.”
 
2018년 7월. 피하고 싶던 명령이 떨어졌다. 경기도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사업.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산악지대 1.5㎞ 구간 송전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 문제를 두고 안성시 원곡면 주민들과 갈등이 불거졌다. 한전은 “고압선으로 건강권과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반발하는 주민들과 5년째 지루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대는 선로를 원곡면 일대에 깔아야 하다 보니 세수 증대 혜택은 평택에 돌아가는데, 송전탑 건립에 따른 재산권·건강권 피해는 안성에 돌아가는 구조라 해결이 쉽지 않았다.
 
8월. “우리가 뭐 돈 바라고 그러는 줄 아십니까!”라는 주민의 말에 “옆 마을보다 보상비를 더 받아야 하는지 이유가 없잖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송전선로를 폭파해버리겠다” “송전선 깔면 분신하겠다” 등 으름장을 듣는 경우도 많다. 그럴수록 더 들어줘야 한다. 정작 회사에 주민 입장을 전하면 “너희는 주민 편이냐”고 타박 듣는 경우가 많다.
 
9월. 사람을 모으고, 얘기를 전한 수고를 했다는 이유로 일부 주민은 “기름값 좀 달라”는 식의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이런 때는 주민들을 불러놓고 “이장님이 이렇게 고생하는 데 마을회관에 수고비 좀 쥐여 드려도 되겠습니까”라는 식으로 공지한다. 투명하게, 회식비로 쓰면서 ‘면’도 세워주는 식의 타협 기술이다.
 
10월. 주민 대부분이 낮에 일을 나가기 때문에 협상은 오후 7시쯤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회의가 10시~11시까지 계속되고, ‘뒤풀이’로 이어질 때가 많다. 이렇게 챙겨야 하는 마을이 20여 곳. 숙취로 고생하는 날의 반복이다. 작은 선물을 들고 갈 때는 여성용으로 준비한다. 남성용으로 건네면 이웃에 뿌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용은 집에 가져간다. ‘사모님’이 한전 편이 되면 협상이 편하다.
 
12월. 주민 측에서 물류단지를 조성해 주는 조건으로 물류단지 밑으로 송전선을 지중화하는 것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산간 지역에 조성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안성시의 반대로 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19년 3월. 대의를 위해 한전과 지역 주민이 조금씩 양보했다. 협상 물꼬를 튼 건 삼성이었다. “전력만 빨리 공급된다면 추가비용을 내겠다”는 입장을 냈다. 한전도 뜻을 같이하자 주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2일 한전과 안성시·삼성전자, 그리고 원곡면 주민대책위원회가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 상생 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처럼 에너지·전력 등 국가 기반산업을 맡은 에너지 공기업들은 국민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지역과 상생하면서 국민 편의를 높이고 있다. 국민 전체가 누릴 편익을 높이기 위해 수익성 극대화와 함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장애인·경력단절여성·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계층의 소득 증대와 자립 지원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해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중부발전은 사회적 경제기업이 직면한 ▶광고비 부족 ▶취약한 영업망 ▶판로개척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민간기업 수요처를 발굴하기 위해 민간영업지원단을 발족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탄광 퇴직자 재취업을 지원하고, 사회적 경제기업과 교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사업과 성장동력 개발에도 신경 쓰며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미국 북동부지역에 1085㎿급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키로 하고, 서명식을 가졌다. 선진시장으로의 첫 행보다. 국내 최초 수소연료전지 발전을 도입한 한국남동발전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소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차세대 원전인 ‘APR1400’ 설계기술을 확보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에 기여했다.  
 
 
세종=김기환·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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