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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조국은 천안, 윤석열은 인천行 …"검찰개혁"對"장관 수사"

중앙일보 2019.09.24 16:10
조국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조국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검찰의 칼끝이 현직 법무부 장관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날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의 '외부 일정'이 잡혔다. 오는 25일 조국(54) 법무부장관은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은 마약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한다. 각자 '검찰개혁'과 ‘수사'라는 명분을 다지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같은 날 다른 행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 장관은 25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에 나선다. 검찰개혁에 관한 내부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천안지청은 지난해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과로로 쓰러져 숨진 고(故) 이상돈 검사가 근무하던 곳이다. 이날 검사와의 대화는 첫 번째 검사와의 대화와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는 직원과의 대화,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검사와의 대화가 될 예정이다.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하는 평검사는 16여명이라고 한다. 법무부에선 조 장관을 제외하곤 박재억 대변인만 현장에 배석할 방침이다. 박 대변인은 검사 및 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윤 총장은 25일 인천에서 열리는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25~26일)'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다. 각국 검사 및 수사관들에게 마약 퇴치를 위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엔 30개 국가와 8개 국제기구, 대검찰청을 비롯한 국내 15개 유관기관, 각 검찰청 검사와 수사관, 전문가 등 수백여 명이 참가한다. 윤 총장은 행사를 준비하는 실무 검사들에게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장관 압수수색 이후 …첫 총장·장관 ‘외부일정’

23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찰 직원들이 압수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김상선 기자

23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찰 직원들이 압수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김상선 기자

 

조 장관과 윤 총장이 같은 날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외부 노출을 삼가던 윤 총장은 조 장관 관련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25일 외부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 조 장관도 자택 압수수색 이후 일선 검사들과 만나는 자리는 처음이다. 이 때문에 검찰과 법무부의 양 수장이 수사와 관련한 발언을 내놓을지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23일 저녁 조 장관은 퇴근하며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검찰을 에둘러 비판했다. “마음을 다잡고 장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 총장은 압수수색 이후 대검 간부회의를 소집해 "엄중함을 유지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을 관할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를 두고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사는 수사로 말한다” 對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법무부 장관을 향한 강제수사를 벌이는 윤 총장의 부담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검사는 수사로 말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직 장관 자택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에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통상적으로 자택과 휴대폰은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는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검찰은 법무부와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한 사전, 사후 보고 일체를 주고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 역시 흔들림 없이 검찰개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 장관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법무부 관계자도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하고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할 뿐”이라고 밝혔다.  
 

천안지청에서 2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여는 것도 첫 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수도권에서 진행한 만큼 지방청에서도 고루 검찰개혁과 관련한 의견 청취 기회를 갖는다는 취지다. 조 장관이 천안지청까지 간담회를 마치면 수렴한 의견을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등에서 검토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첫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24일 오전엔 검찰 구성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검찰개혁 관련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고도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습니다’란 제목의 e메일을 보내 “검찰개혁에 대한 생각, 업무 관련 고민과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평소 생각하는 검찰 제도개선 방안이나 애로사항 등을 이메일로 편안하게 이야기해주면 정책과 검찰개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을 주신 분 이메일 주소는 업무담당자 외에는 볼 수 없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모두 삭제돼 비실명 처리된다”며 “바쁜 업무 중 또 다른 고민을 보태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여러분 의견이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법무·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 의견도 홈페이지를 통해 수렴할 계획이다.
 

故  이상돈 검사 아내 “남편 1주기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대전지검 천안지청

 

한편, 대검은 지난 2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지난해 9월 7일 숨진 고(故) 이 검사의 부인께서 검찰총장에게 ‘따뜻한 청년검사 이상돈 추모집’과 함께 ‘남편의 1주기를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내오셨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조 장관이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여는 천안지청에서 근무했던 이 검사는 지난해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관사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검사의 부인은 윤 총장에게 쓴 편지에 “고인이 되었지만 후배 검사였던 제 남편의 1주기를 잊지 않고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며 “나라의 무거운 책임을 맡아 힘써 일하시는 바쁜 와중에도 고인을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대검은 일선청에도 추모집을 보낸다고 한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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