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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공평한 방위비 분담”…금강산ㆍ개성 언급 없었다

중앙일보 2019.09.24 11:14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이슈를 비롯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막 시작되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합리적 수준으로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국방 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방위비 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 한·미 동맹과 주한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기여해온 내역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달리, 백악관은 협상 타결 시점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고 공개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 이 발표한 내용 성명엔 “두 정상은 2019년이 가기 전까지 새로운 방위비 협정을 조기에 결론 내는 걸 포함해 동맹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격적인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매하는 큰 고객이라, 이 부분에 대한 얘기도 나누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무기 구매 내역, 또 앞으로 3년간 한국의 무기 구매 계획에 관해 얘기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상세히’라는 표현을 곁들여가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알린 것은 이례적이다. 급격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해 무기 구매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의 ‘동맹 비용’을 들어 반론을 펼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앞선 모두발언에서 “이번 방문 기회에도 미국의 LNG 가스에 대한 한국의 수입을 추가하는 결정이 이뤄지고, 한국 자동차 업계와 미국의 자율 운행 기업과의 합작 투자가 이뤄지게 됐는데, 이 모두가 한·미 동맹을 더욱더 단단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북한 이슈와 관련해 청와대에선 “북·미 실무 협상에서 조기에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민정 대변인)는 정도의 언급만 나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비핵화 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으로 상징되는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며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한 이른바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 콘셉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북·미 간 실무 협상 재개 시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논의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좋은 기회라는 점은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한에 관련 내용을 먼저 알려야 하기 때문에 '성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북한 외에도) 많은 국가가 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회담에선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안전보장에 대한 북한의 구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미가) 공조를 통해 분석 중”이라고 예고한 것과 달리, 북한의 체제 보장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가진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역시 화두가 아니었다고 한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선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 보호 협정)를 비롯한 일본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뉴욕=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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