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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원하는 제재 해제, 한국은 못해"…워싱턴의 '중재자 회의론'

중앙일보 2019.09.24 10:01
23일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다.[AP=연합뉴스]

23일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다.[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안을 고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한국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중재자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美 싱크탱크 전문가 VOA 인터뷰
"북미 협상서 한국 역할 많지 않아"
북은 체제 보장, 제재 해제 원해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어"
금강산·개성공단 재개는 관심 밖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VOA 인터뷰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부과한 주요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것인데, 그들(북한)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들(한국)은 해결해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유엔 대북 제재 해제는)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는 북한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금강산 관광 재개나 산업공단(개성) 문을 다시 여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북한이 스스로 그런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북·미 실무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VOA는 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핵심 의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VOA는 전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점엔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문 대통령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내가 보기에는 김정은도 (트럼프와) 같은 견해를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VOA는 매닝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의 만남을 성사시켰지만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중재자의 역할은 불필요해졌다"고 전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의 하나로 거론되는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역할을 언급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비핵화 협상이 진행된 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4자 회담이 논의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현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 북한과 중국까지 4국이 함께 논의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를 협상 의제로 내걸었다.  
 
지난 20일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협의"라며 '하노이 노딜'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북·미간 의견 차이를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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