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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미관계 한국은 빠지라” 해놓고 이번엔 미국 향해 “남한 강박하지 말라”

중앙일보 2019.09.24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북한이 24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과 미국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온라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23일 “최근 미국이 북남관계 진전이 북핵 문제 진전과 분리될 수 없다고 남조선 당국을 강박하고 있다”며 “강도의 횡포”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또 ‘우리민족끼리’를 통해서는 “남조선 당국이 외세의 눈치를 보며 외세 지령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한국은 빠지라고 공언해 오다가 북·미 협상이 가시화하자 미국을 향해 남북관계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다.
 

금강산 등 제재 해제 요구 분석
강경화 “미국, 제재에 열린 자세”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과 진전은 대북제재 해제나 유예 없이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결국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금강산 관광 등을 위한 대북제재 해제에 나서 달라는 주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본 대표단을 초청하고, 비공개 접촉을 이어가던 북한은 이날 일본도 공격했다. 노동신문은 “과거 죄악을 인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충분히 하는 것이 일본에 주어진 유일하게 옳은 선택안”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협상이 가시화하자 대일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등 제74차 유엔총회  대표단이 뉴욕에 도착한 22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현지에서 언론 브리핑을 했다. 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얘기하는 안전보장, 제재 해제 문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비핵화의 정의로는 유엔 안보리가 정의한 비핵화, 우리가 얘기하는 완전한 비핵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미국의 비핵화(FFVD) 등이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같지만,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지는 이견이 있어 실무협상에서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북·미 간 실무협상 개시를 앞두고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띄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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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이 제재 완화에 열려 있다는 강 장관의 발언은 북한에 과도한 기대감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재는 미국이 협상력 확보를 위해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같다”는 발언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미국이 하노이 노 딜을 선언한 배경은 바로 북한과 최종 목표(end state)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뉴욕=권호 기자, 정용수·유지혜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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