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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생태계 보호 세계적 사례될 것”

중앙일보 2019.09.23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클라우스 보셀만 교수

클라우스 보셀만 교수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곳입니다. 한국이 이곳 자연을 잘 지킨다면 생태계 보호에서 세계적인 성공 사례가 될 것입니다.”
 

‘평화생태 포럼’ 참석 보셀만 교수
“국가, 지구환경 보호할 책임있어
기후 위기는 정부의 리더십 부족”

독일 출신으로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법학대학원에 재직 중인 클라우스 보셀만(사진) 교수는 “DMZ는 남북한이 독일처럼 협력하고 공존하도록 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셀만 교수는 ‘지구와 사람(대표 강금실)’과 강원도 등이 주최한 ‘생태대(生態帶)를 위한 PLZ 포럼 2019’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행사는 DMZ를 평화와 생태의 공간(Peace&Life Zone, PLZ)으로 새롭게 인식시키기 위한 ‘2019 PLZ 페스티벌’의 하나로 18~21일 진행됐다. 19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특별강연한 보셀만 교수를 만났다.
 
지구 차원에서 DMZ가 갖는 의미는.
“한국의 DMZ는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온대 서식지 중의 하나다. DMZ는 남북한에게 생태 자산일 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들에게 연구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자원이기도 하다. DMZ는 전쟁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평화 생태공원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남북한이 평화공원을 조성한다면 세계 평화에 대한 헌신뿐만 아니라 지구 신탁관리자(trustee)로서의 헌신을 상징하게 될 것이다.”
 
지구 신탁관리자란 어떤 것인가.
“천연자원(영토 주권)을 소유할 권리는 본질적으로 자원을 보호할 책임과 연결돼 있다. 소유 권리와 보호 책임의 분리는 국민이 자원을 지속해서 사용하는 것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천연자원에 대한 국가의 수탁 관리가 필요하다. 21세기 국가의 정당성은 인권과 자연환경의 수탁자 역할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정부가 자연 신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인가.
“국가 주권이란 다른 국가 개입 없이 자신의 경계 안에서 권리를 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이 식민주의를 통해 세계 다른 지역을 정복하면서 환경을 파괴했다. 21세기 국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다른 나라는 물론 미래세대와 다른 생물 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의 ‘기후 위기’ 무엇 때문인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리더십 부재가 근본 원인이다.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협약을 존중하지 않는다. 감축 의무가 있지만, 실행하지 않는다. 더는 정부와 정치인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나 정치인의 임기는 짧지만, 기후변화나 지속가능한 발전은 장기 이행 과제여서 제대로 실행하기 쉽지 않다.”
 
포퓰리즘 정치인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람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포퓰리즘이 등장하고 민주주의가 취약해진다. 포퓰리즘이나 인종차별, 국수주의를 막으려면 국제적인 거버넌스의 연결성을 높여야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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