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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트럼프 결단 환영” 유엔 빅 위크 맞아 톱다운 승부수

중앙일보 2019.09.23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번 주는 ‘북핵 빅 위크’다. 74차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총회 기조연설(현지시간 24일), 한·미 정상회담(현지시간 23일) 등에서 나올 메시지는 곧 개시될 북·미 간 실무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가장 잘된 게 김정은 관계”
북, 트럼프 ‘새 방법’ 스몰딜로 해석
23일 한·미회담, 24일 유엔 연설

북한은 선제 메시지를 날렸다. 20일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데 대해 담화를 내고 “보다 실용적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자신을 북·미 실무협상 수석대표라고 밝힌 김명길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 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는 추임새도 잊지 않았다. 미국의 양보를 얻으려면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계산이 깔렸다고 분석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소장은 “실무협상 난항 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직된 관료들 때문’이라며 결국 정상회담을 통해서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논리를 세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조선신보는 지난 12일 “조·미 실무협상은 수뇌회담에서 수표(서명)하게 될 합의문에 담아내는 내용을 논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실무협상을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 단계로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호응하듯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지난 3년간 이 나라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새로운 방법’ 언급 맥락을 보면 북한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볼지는 의문이다. 그는 경질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 협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볼턴이 리비아 (비핵화)모델을 말했을 때 우리는 굉장한 후퇴를 했다”며 “존은 과거에 그게 얼마나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는지 살펴봤어야 한다. 그리고 아마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많은 것이 거론되는 가운데 (새로운 방법은)아마 굉장히 강력한 공격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껏 이렇게 강한 군대를 가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난데없는 군사옵션 거론이었다.
 
그런데 북한은 “조·미 쌍방이 서로의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20일 김명길 담화)고 해석했다.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하노이 노 딜’의 원인이었던 ‘스몰 딜’ 주장을 또 한 셈이다.
 
시기적으로 유엔 빅 위크 때 한·미 정상이 내놓을 메시지를 노린 측면도 있다. 트럼프를 향해선 유엔 무대에서 세계를 상대로 새로운 방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생각을 밝히기를, 문 대통령을 향해선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원하는 체제 안전 보장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한 설득하라는 압박이다.
 
최선희가 실무협상 개시 시기로 언급한 9월 말로 들어섰지만 날짜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메시지까지 본 뒤 실무협상 일정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방문과 관련한 텔레 콘퍼런스 브리핑에서 종교의 자유 수호 관련 행사를 핵심 이벤트로 꼽았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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