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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고질병…올해도 기업인들 무더기 증인 채택

중앙일보 2019.09.23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여야가 20일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확정하면서 국정감사 증인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이날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감 출석을 요구할 증인·참고인 목록을 확정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의원들이 출석 요구한 증인·참고인 명단을 추렸다. 정치권에서는 “매년 그랬듯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무더기 신청할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 앞 보여주기식 호출 안 돼”

 
과방위만 해도 의원들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임직원들을 무더기로 증인으로 신청했다.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도 '의결 전 명단'에 포함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 대표들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해 여야 간사간 협의를 앞두고 있다.
 
이미 합의한 증인 명단에서도 기업인 숫자가 적지 않다. 환노위는 환경부 국감 증인으로 LG화학·한화케미칼·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GS칼텍스 등 여수지역 공장장을 대거 채택했다. 여수산단 등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측정 조작 관련 질의를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정운천 의원은 농어촌상생기금 출연 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따지겠다며 기업 규모 1∼15위 그룹 총수를 모두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대기업 5곳의 사장을 부르는 선에서 합의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기업인 무더기 호출을 두고 “예년보다는 나아진 것”이라는 분석을 한다. 기업인 호출에 상대적 거부감이 덜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7일 “불필요하게 기업인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기업 경영에 발목 잡는 일이 없기 바란다”(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재벌 증인을 무더기 신청해 질문도 안 하고 증인 빼주는 조건으로 정치적 이익을 얻고 이런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증인 채택 기능을 당선을 위해 수단화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기업인 무더기 증인 채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보여주기식, 민원해결식 질문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익·이우림 기자 hanyi@joongang.co.kr
 
◇수정 : 2019년 9월23일
과방위 증인은 의원들이 제출한 명단을 놓고 협의하는 단계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합의'를 '신청'으로 표현을 정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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