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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당뇨병, 잘못된 대사 기능 바로잡으면 완치도 가능

중앙일보 2019.09.23 00:01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민병원 김종민 원장은 ’비만·대사 수술은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법“이라며 ’환자 상태에 맞게 수술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은 ’비만·대사 수술은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법“이라며 ’환자 상태에 맞게 수술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비만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의 일환이다. 비만이 질환임을 인정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근데 이 정책이 한편으론 당뇨병 치료 지원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른바 ‘비만수술(bariatiric surgery)’은 미국 등 해외에선 당뇨병(2형)을 완치까지 이르게 하는 ‘대사수술(metabolic surgery)’로 통한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의 도움말로 이 수술의 가치에 대해 알아봤다.
 

비만·대사 수술의 가치
인슐린 분비 시스템 맞춤형 조절
체질량지수 30 이상+당뇨 환자
올해부터 수술비의 20%만 부담

 비만·대사 수술의 경우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당뇨병이 있을 땐 수술비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BMI가 27.5~30인 사람도 당뇨병이 있다면 수술비의 20%가 지원된다. 2형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수십 년간 당뇨병으로 고생하다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가 당뇨병 완치(완전 관해)를 경험한다. 더 이상 당뇨약을 먹거나 식단을 엄격하게 조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위 크기 줄이는 비만 치료법의 진화 
비만을 치료하는 수술이 어떻게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비만이 치료되는 과정에서 혈당 수치가 잡히는 부가적인 효과가 아니다. 치료 원리의 핵심은 수술이 잘못된 대사 기능을 바로잡는다는 것이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은 “비만수술은 단순한 체중 감량의 의미지만 대사수술은 위장관 호르몬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개념으로 비만수술보다 확대된 의미”라고 말했다.
 
수술 방법은 전통적으로 ‘위소매절제술(Sleeve)’ ‘루엔와이(Roux-en Y) 위우회술’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우선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80~100㏄ 정도 남기고 위의 잘록한 부분(위소매)을 잘라낸다. 루엔와이 위우회술은 위를 더 작게 30㏄만 남기고 잘라낸 뒤 음식물이 위를 거친 후 바로 하부 소장으로 내려가도록 소장을 끌어다 위에 연결한다. 위 크기를 더 많이 줄이고 장에서의 영양 흡수까지 제한한다는 점에서 비만도가 더 높은 경우에 적용한다. 한때 논란이 많았던 ‘위밴드 수술’도 이번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긴 했지만 당뇨 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다.
 
이들 수술법 모두 위 크기를 줄이기 때문에 섭취량과 체내 흡수량이 줄면서 비만이 치료되는 결과를 낳는다. 물론 섭취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췌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당뇨가 치료되는 과정에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 더해진다. 우리 몸에는 ‘인크레틴’이라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인크레틴은 인슐린 분비를 관장하는 가장 강력한 호르몬이다. 상부 소장에선 ‘GIP’라는 인크레틴이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하부 소장에선 ‘GLP-1’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두 인크레틴의 균형으로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근데 당뇨병 환자는 상부 소장의 인크레틴이 과한 상태다. 인슐린이 적으니 당을 제대로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해 혈액에 쌓인다.
 
위소매절제술은 GLP-1 분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해결한다. 위소매를 잘라내면 위산 분비가 줄면서 췌장 효소를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돼 GLP-1 분비를 늘린다. 그러면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면서 대사 기능이 정상화된다.
 
반면 루엔와이 위우회술은 문제가 있는 시스템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위가 바로 하부 소장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음식물이 상부 소장에서 소화·흡수되면서 GIP를 작동하는 것을 억제한다. 최근 주목받는 당뇨 치료제인 GLP-1 유사체가 아예 인크레틴(GLP-1)을 외부에서 매번 공급하는 방식이라면, 수술적 치료는 아예 체내 대사를 바로잡아 해결하는 방식인 셈이다. 당뇨병 완치가 가능한 이유다.
  
당뇨병 치료 노하우 쌓은 병원 찾아야 
‘위소매절제술 및 십이지장-공장단일문합술’도 있다. 김 원장은 “이 수술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6~7년 전부터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비만·대사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술법은 위소매절제술과 변형된 위우회술을 결합한 것이다. 루엔와이 위우회술과 다른 점은 위에서 소화가 충분히 된 후 열리는 관문 성격의 ‘유문’을 보존한다는 것이다. 유문을 보존하면 소화가 충분히 된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영양 결핍을 막을 수 있다. 구조상 위내시경 검사가 취약했던 부분도 보완한다. 김 원장은 “대사수술은 모두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수술”이라며 “환자의 장 길이나 당뇨 상태에 따라 문합 부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조건을 충분히 고려해 최적의 수술법을 선택·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을 결정할 땐 비만·대사 수술 경험이 많고 한 수술법에 치우치지 않고 환자에 맞게 수술법을 고루 적용하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비만·대사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고도비만 환자를 치료하는 곳은 많지만 2형 당뇨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노하우를 갖춘 곳은 많지 않다”며 “당뇨병 환자 수술에 특화된 의료기관을 찾아 수술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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