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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북 목선사건 징계 차일피일 미뤄…국감·장성 인사 뒤로 미루나

중앙일보 2019.09.22 16:58
지난 6월 발생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 군 당국이 여전히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군 안팎에선 정부 조사 발표 당시 육·해군 지휘관들을 줄줄이 징계 대상에 올려놓았던 군 당국의 문책 의지가 면피성 책임 묻기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조사 종료 후 3개월 가까이 징계위 열리지 않아
의도적 시간끌기라는 지적 나와
국방부 "각 군에 7월 징계처분 요구서 보냈다"
육·해군 "징계위 진행 절차 밟는 중"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월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 브리핑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선 해당 사건 지휘관들에 대한 징계 방침도 발표됐다. [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월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 브리핑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선 해당 사건 지휘관들에 대한 징계 방침도 발표됐다. [뉴스1]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당 사건의 징계 대상자 3명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현재까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제8군단장직에서 보직해임돼 지상작전사령부로 자리를 옮긴 이진성 부사령관(중장), 이계철 23사단장(소장), 김명수 해군 1함대사령관(소장)이 그 대상이다.  
 
국방부는 북한 목선 상황 관련 감사를 지난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뒤 이들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담은 처분요구서를 지난 7월 17일 각 군에 보냈다고 한다. 여기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4조의 ‘명령의 이행결과에 대한 책임’ 규정과, ‘부대관리훈령’ 제2장의 ‘지휘·감독책임’ 규정에 따라 해안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한 달간의 이의 신청 기간을 거쳐 육군본부와 해군본부에서 각자 열어야 하는 징계위원회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징계 대상자로부터 들어온 이의 신청은 없었다”며 “이의가 없는 사안에 징계위가 한 달 넘게 안 열리는 경우는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반면 국방부가 엄중경고 방침을 세운 합참의장,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에 대해선 지난 7월 말 서면 경고장을 보내 문책 절차를 완료했다.
 
지난 6월 15일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이 경찰에 조사받는 모습. [뉴스1]

지난 6월 15일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이 경찰에 조사받는 모습. [뉴스1]

군 내부에선 목선 사건의 징계위원회가 의도적으로 징계 파장이 덜 미치는 시기를 골라 연기되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는 지난 7월 3일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당시 정부가 이들 관련자 문책 방침을 밝혔을 때만 해도 ‘고강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경계작전이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다는 국방부의 판단에도 불구, 통합방위태세 유지 등 경계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 문제를 지휘관급으로 상향시켰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동시에 과한 처분 방침이라는 군 내부 의견도 상당했다. 군 소식통은 “사건 발생 당시 휴가 중이던 23사단장까지 징계 대상에 오른 걸 보면서 여론을 의식한 조치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최종 징계 수위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육·해군이 오는 10월로 예정된 국정감사와 장성 인사 이후로 징계위 개최 시기를 조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감 전에 목선 관련 여론을 환기하는 부담을 피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징계위 개최를 위해 정상적 진행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국방부의 처분요구가 접수된 만큼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적절한 시점에 반드시 징계위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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