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기투자 어렵다고?…월수입 10% 이 펀드에 꼬박꼬박

중앙일보 2019.09.22 15:00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52)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 대추 한 알, 장석주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읽으면 세상에 그냥 뚝딱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태풍을 이기고 천둥과 벼락을 피하고 서리와 땡볕을 견뎌야 붉고 둥근 대추 한 알이 완성됩니다. 투자의 열매도 시인의 표현처럼 견뎌내야 하고 피해야 하며 이겨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소비의 유혹도 이겨내야 하고, 위기도 피해야 하고 수익을 내지 않는 지루한 시간도 견뎌내야 합니다. 그래야 괜찮은 수익이라는 멋진 열매를 맛볼 수 있습니다.
 

투자의 전설들 수익률 들여다보니  

토니 로빈스의 책 '머니'. [사진 RHK]

토니 로빈스의 책 '머니'. [사진 RHK]

 
토니 로빈스의 책 『머니』에는 그가 전설적인 투자자들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인덱스 펀드를 만든 존 보글, 20세기 가장 위대한 투자자 존 템플턴 경 등을 포함해 엄청난 자산과 투자 성과를 뽐내는 귀재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생각하는 연평균 수익률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높지 않습니다. 예일대 기금운용책임자 데이비드 스웬슨은 27년간 13.9%의 연평균수익률을 기록했고, 복리 투자의 전형으로 언급되는 워런 버핏은 1965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수익률 21.6%를 올렸습니다. 물론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21.6%는 전설이 되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숫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펀드 투자가 시작되던 2000년대 초반에는 그 정도 수익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지요. 펀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평가를 제공하는 사이트인 ‘펀드닥터’에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지금도 수익률 10%가 넘는 펀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식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더 높은 이익을 거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핵심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수익이 아닙니다. 그 기간이 27년, 50년이라는 것이지요. 100만원을 투자했을 때 스웬슨의 수익률 13.9%로 27년간 투자하면 3358만원이 되고, 50년간 버핏의 수익률 21.6%로 투자하면 무려 176억원이 됩니다. 기적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장기투자에 대한 거인들의 성공 스토리가 있고 계산을 해 보면 충분히 매력적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느껴지는데 왜 우리는 장기투자가 어려울까요. 주식시장이나 경제 환경의 울렁거림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보고 있으면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투자 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만에 일 년 치 연봉, 한 달 치 월급이 들어오고 나가기도 하지요.
 
이걸 보고 있으면 오랫동안 아무 생각 없이 돈을 넣어두기는 힘듭니다. 2018년 1월 26일 2574이었던 주가지수가 2019년 8월 16일 1937이 되었습니다. 1년 반 동안 우상향이 아니라 우하향을 하다가 조금 반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언제나 사고파는 거래가 쉽고 간단한 주식거래 환경이 작용합니다.
 
우리의 뇌는 미래의 나를 타인처럼 인식합니다. 때문에 10년, 20년 뒤의 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사진 pixabay]

우리의 뇌는 미래의 나를 타인처럼 인식합니다. 때문에 10년, 20년 뒤의 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사진 pixabay]

 
두 번째로 우리는 미래의 나를 나 자신으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뇌는 미래의 나를 타인처럼 생각합니다. 10년 20년 뒤의 나, 타인처럼 느껴지는 나를 위해 오랫동안 현재의 소비와 행복을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선택입니다. 그래서 늘 우리는 미래를 포기하고 현재를 선택합니다.
 
사실 투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는 늘 미래의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공부도 그렇고 건강도 그렇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이 문제지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의 일이 중요하고 시급한 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지요.
 
셋째, 미래는 불확실하고 현재의 필요와 행복은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의 안전과 풍요보다 현재의 고통과 불편함이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이 있고, 지금 당장 불편한 것이 미래의 만족이나 고통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고 장기적인 투자나 저축을 지속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장기투자, 부자로 가는 지름길  

부자 되기가 쉽고, 풍요로운 미래와 경제적인 자유가 쉽게 다가오기야 하겠습니까? 어렵지만 시간이 가져다줄 열매를 기대하고 믿으며 도전해 보는 것이지요. 월급만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기 힘든 현실에서 우리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장기투자, 시간이 만드는 기적을 누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한번 해 봅시다.
 
먼저 내 수입이나 자산의 5~10%를 따로 떼어놓고 이 돈을 미래의 자산 증식용으로만 활용할 것을 권합니다. 다른 재무목표에 활용해도 안 되고 돈이 좀 모였다고 소비를 해도 안 됩니다. 오로지 장기적인 투자용 자산입니다. 이것이 장기투자를 위한 첫 번째 해야 할 일입니다. 금액이 부족하다면 현재 가능한 금액을 선정하고 소득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투자 금액을 늘려 갈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은 내 돈을 넣을 안정적이고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대상의 선정입니다. 『머니』 지에 나오는 많은 전문가는 ‘인덱스펀드’를 추천합니다. 구체적인 종목선정이 쉽지 않은 보통 투자자에게 수수료가 저렴하고 우량기업을 바스켓에 모아 놓은 인덱스펀드가 최고의 선택입니다.
 
KOSPI200도 좋고, 미국 S&P500지수도 좋습니다. 주식투자를 원하는 분은 정말 갖고 싶은 회사, 오랫동안 보유하고 싶은 회사를 선택해 투자하면 됩니다. 다만 이럴 때는 주식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인덱스펀드도 주식도 한 종목만 선택하는 것보다는 돈의 규모에 따라 몇 가지 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열매 만든다’

투자는 정기 적립식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 pixabay]

투자는 정기 적립식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 pixabay]

 
투자는 정기 적립식이 바람직합니다. 매월 일정한 날짜에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면 비쌀 때는 적게 사고 쌀 때는 많이 사는 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매입단가평준화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렇게 적립식으로 투자를 해 나가면서 가격 하락 때마다 추가로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0년, 20년, 30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고 보면 언제 지나갔냐 싶지만, 지금은 언제 그 시간이 오냐는 느낌이 듭니다. 만약 제가 20대에 지금처럼 돈과 투자에 대해 생각했다면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겠지요. 앞으로 30년 뒤에도 그렇지 않을까요?

 
‘시간이 열매를 만든다’ 이 말을 한번 믿어보고 장기투자, 장기투자, 장기투자를 세 번 외쳐봅시다. 그리고 얼마를 떼어 놓을 수 있을지, 자산증식용 통장을 어느 증권사에 만들지,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 고민을 시작해 봅시다!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r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신성진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필진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 같은 환경, 같은 조건인데도 누구는 부자가 되고 누구는 가난해진다. 그건 돈을 대하는 마음이 다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른바 재무심리다. 오랜 세월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강의도 한 필자가 재무심리의 신비한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