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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지방 첫 투쟁지는 조국 고향···"거짓말 하면 죽을죄"

중앙일보 2019.09.20 20:48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저도 부산 시민이다. 명예시민이다. 전에 부산 시민이었던 조국의 고향에서 부산 시민 여러분이 가장 먼저 일어섰다. 여러분의 뜨거운 함성이 전국으로 번져 갈 거다.”
 
20일 오후 6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고향인 부산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집회’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이다. 부산 서면 금강제화 건물 앞에서 열린 이 날 행사는 이헌승 한국당 의원의 삭발식을 시작으로 한 시간 반여 동안 진행됐다. 황 대표는 “우리가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조국을 우리가 끌어내려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난 어려운 집에서 태어났다. 우리 어머니는 무학인데 그래도 제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전 거짓말을 하면 죽을죄를 짓는 거로 알았는데 장관이란 자가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황 대표의 말이 끝날 때마다 현장에 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는 “조국 사퇴”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금강제화 앞에서 열린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금강제화 앞에서 열린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 살 때 아들이 여기서 태어나서 아들을 부산 사람이라고 한다”면서 “부산 아들을 둔 엄마로서 부산 사람에 대한 긍지가 높은데 조국을 보면서 부산 사람이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987년 직선제 개헌 때 서명한 교수가 1500명밖에 없었는데 어젠 3300명의 교수가 (조국 사퇴에) 서명하고 집회를 했다. 이쯤 되면 (조 장관이)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집회엔 당 지도부를 비롯해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 전희경 대변인,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참석했고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의 지지자가 운집했다.
 
당초 이 행사는 지난 16일 부산지역의 유재중 한국당 시당위원장과 하태경 바른미래당 시당위원장이 ‘반조국’ 부산연대를 결정하자고 뜻을 모아 계획됐다. 부산연대는 조 장관이 사퇴할 때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서면에서 촛불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바른미래당 윤리위에서 하태경 당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면서 하 최고위원이 불참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학규 대표의 비열한 공격 때문에 내일로 예정된 ‘조국파면 부산시민연대’의 촛불 집회 참가가 여의치 않게 됐다”며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다음부터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대신 이성권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부위원장이 자리했다.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 참석자들이 조국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 참석자들이 조국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도 한국당 지도부가 부산을 찾은 건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의 고향이기도 한 부산에서 현 정부의 경제 실정과 PK(부산·울산·경남) 홀대론을 부각해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임기 초 민생투쟁 대장정 때도 부산을 기점으로 PK 지역에서 일정을 시작했었다. 

 
실제 집회가 열렸던 부산 서면시장 앞의 상인들은 불경기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시장에서 40년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김문기(58)씨는 “몇 개월 전만 해도 한 달에 돈 1천만 원은 수금했는데 지금은 400~500만원 벌기도 힘들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고춧가루나 참기름·김 같은 걸 많이 사 갔는데 최근 한·일 관계가 나빠져 일본 관광객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문제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문제가 많다. 정치를 잘하면 이런 게 없는데 국민을 잘살게 해준다더니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어묵 장사를 하는 신모(54)씨도 “시장이 엉망”이라면서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신씨는 “검찰 개혁에 대한 상징성을 생각했을 때 아직은 조 장관 임명이 마땅하다고 본다”면서도 ‘조국 사퇴’를 외치는 한국당에 대해선 “마땅히 해야 한다. 의혹이 풀리지 않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당의 그런 외침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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