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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평검사 21명과 대화 "안미현과의 대화, 나머진 들러리"

중앙일보 2019.09.20 17:02
20일 의정부지검에서 진행된 조국(54) 법무부 장관 판 '검사와의 대화'가 끝난 이후 검찰 안팎에선 "검사를 들러리 세웠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화에 참석한 한 검사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업무에 부담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와 대화 아닌 안미현과의 대화"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검사들과의 대화를 위해 의정부 지검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검사들과의 대화를 위해 의정부 지검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조국 장관은 이날 오전 검사와의 대화를 위해 의정부지검을 찾았다. 조 장관은 11시부터 의정부지검 소속 수사관 및 직원과 한시간가량 만나 직원 고충을 들었다. 이후 12시 15분부터 2시간가량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날 대화엔 공판 참석이나 휴가 등의 사유가 있는 사람을 제외한 21명의 평검사가 참석했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날 검사와의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법무부와 의정부지검은 행사 시작 전까지 장소와 시간, 참석 대상도 알리지 않았다. 법무부에선 조 장관을 제외하곤 박재억 대변인만 현장에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참석 검사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사와의 대화'는 주로 안미현(40·사법연수원 41기) 검사가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한다. 안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수뇌부의 외압 의혹을 폭로하며 주목받았던 검사다. 안 검사는 조 장관에게 검사의 육아 휴직이나 수도권 지역 검찰의 인사 문제 등 형사부 검사의 고충을 전했다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검사 가운데선 "검사와의 대화가 아닌, 안미현과의 대화였다"며 "나머지 참석 검사를 완전히 들러리 세웠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참석 검사의 반대로 통상적으로 남기는 조 장관과의 기념 단체 사진은 찍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 검사는 조 장관에게 "검사가 각종 행사에 동원되는 일이 많아 업무에 부담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사와의 대화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검사와의 대화를 추진한 조 장관과 법무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국 법대 동기도 비판…"유승준이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위해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구본선 의정부지검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전민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위해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구본선 의정부지검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전민규 기자

앞서 이날 오전 임무영(56·17기)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사와의 대화'를 비판했다. 임 검사는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 하려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건 마치 유승준이 국민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과 같다"며 조 장관의 사퇴도 촉구했다. 임 검사는 조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생으로 지난 4일에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조 장관의 임명을 반대했다.
 
법무부는 임 검사의 글에 대해 "질의응답은 사전준비된 바 없고 사전 각본도 없었다.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며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대화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조 장관은 "검찰개혁 문제나 검사의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들었다"며 "활발한 이야기를 해줘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느냐'는 질문엔 "뭐 살짝 나왔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이날 업무 고충을 제기하는 검사들의 질문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정·윤상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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