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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최후옵션" 피하는 트럼프, 이란 보복 대신 유엔 가져간다

중앙일보 2019.09.20 11: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멕시코 국경 장벽에서 선 모습.[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멕시코 국경 장벽에서 선 모습.[AP=연합뉴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공격의 배후 문제를 다음 주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전쟁은 최후의 옵션"이라며 보복 공격을 꺼려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란의 전쟁 행위"라고 비난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항상 원한 건 평화적 해법"이라고 거들었다.
 

"평화적 해결책 가질 수 있다면 좋은 일"
폼페이오 "미국은 항상 평화적 해법 원해"
WSJ "이란과 전쟁과 재선 위험 요인 고려"
루하니 대통령, 자리프 외무 비자도 내줘,
트럼프 "안 만난다" 배제 불구 조우 여부
이란 배후설 유엔총회, 안보리 공방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신이 이란과 전쟁보다 유엔에서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가 맞느냐"라는 질문에 "우리가 평화적 해결책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안 될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보다 군사적으로 강력한 나라는 없다"며 "우리가 (중동에) 들어갔을 때는 완전히 고갈됐지만, 지금은 새로운 비행기와 미사일과 모든 형태의 장비를 갖췄다"라고도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피하는 대신 유엔총회에서 대이란 제제·압박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면서 한 회견에서 "이번 사태에 평화적 해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항상 원하는 것은 평화적 해법"이라고 답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전면전을 위협하지만 우리는 평화와 평화적 해법을 목표로 연합체를 구축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라고도 했다. 그는 "다음 주 유엔에 가져갈 확실한 증거(slam-dunk case)를 확보했느냐"는 데엔 "이 지역에선 누가 이번 공격을 저질렀는지 아주 확실하고 거대한 합의가 있다"며 "그것은 이란"이라고 거듭 못 박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방장관이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은 항상 평화적 해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방장관이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은 항상 평화적 해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평소 유엔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을 통한 평화적 해법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이란과 전쟁을 할 경우 미국 경제 침체에 영향을 미처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재선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제 유가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지만, 중동에서 큰 전쟁이 발발할 경우 국제유가 폭등과 이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는 미국의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잠재적 공습 목표와 전면전 확대 가능성, 사이버 공격, 사우디아라비아 방어를 위한 군사 지원 등의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는 미국이 이란이 공격 배후라고 거듭 주장하지만, 주요 동맹국은 확증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카렌 피어스 유엔주재 영국 대사가 전날 "책임 소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 데 이어 일본과 프랑스도 "이란이 공격 배후라는 것을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사태를 유엔 안보리가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중동에서 사태보다 지금 세계 평화와 안보에 더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는 것은 없다"며 "유엔 안보리가 핵심 역할을 할 영역에 속한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을 통한 사태 해결을 추구하면서 미 국무부는 이날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과 자리프 외무장관의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비자를 발급했다고 이란의 유엔 대표부가 밝혔다. 이란 대표단에 대한 비자발급은 전날까지 이뤄지지 않다가 자리프 외무장관이 트위터로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 대표단의 비자발급 의무를 의도적으로 회피한다"고 비난하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자 "루하니 대통령과 만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두 사람의 회동 가능성은 적은 상태다. 유엔총회 정상 연설이 트럼프 대통령과 루하니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의 책임 소재를 놓고 직접 공방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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