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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대 최장 6개월째 '경기 부진' 판단

중앙일보 2019.09.20 10:00
정부가 6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단을 내렸다. 2005년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내기 시작한 이후 최장 기간 부진 판단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그린북 9월호에서 “7월에도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도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수출ㆍ투자가 부진한 흐름은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그러나 고용과 물가에 대해서는 “취업자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물가도 안정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우리 경제 흐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공식적으로 보여준다.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연합뉴스]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연합뉴스]

수출ㆍ소비ㆍ투자 모두 부진 

그린북에 따르면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ㆍ소비ㆍ투자가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수출(잠정)은 전년 동월보다 13.6% 감소했다. 중동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ㆍ컴퓨터 수출이 각각 30.7%와 31.6% 감소한 것이 주요 이유다. 일반기계(-6.2%)ㆍ석유제품(-14.1%)ㆍ석유화학(-19.2%) 등 품목도 수출이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분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전년동기보다 각각 7%와 3.5% 감소했다. 다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 증가로 7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0.5% 증가했다.
 

6개월 연속 경기 ‘부진’ 역대 최장기록

이처럼 정부가 6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판단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최장기록이다. 기재부는 지난 4월 그린북에서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실물지표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종전 최장기록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4개월간이었다. 다만 올해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그 대상이었지만 6∼8월호에서는 ‘수출과 투자’에 국한한 만큼, 부진 판단의 범위는 다소 달랐다.
 
소비자심리를 나타내는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와 기업 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모두 전달보다 내렸다. CSI는 92.5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내렸고 BSI는 68로 전월보다 5포인트 내렸다. 미래와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ㆍ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7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하락했다.
 

日 수출규제에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글로벌 악재 ‘설상가상’ 

대외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기재부는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다”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와 미·중 무역갈등 외에도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이 피격되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 언급했던 글로벌 경기 둔화ㆍ미·중 무역갈등ㆍ일본 수출규제에 이달에는 중동 석유 악재가 겹쳤다는 의미다.

 
그러나 고용과 물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기재부는 “8월 중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45만2000명 증가했다”며 “15~64세 고용률은 67%로 같은 기간 0.5%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경우 취업자가 감소했지만 감소 폭이 둔화했다고 봤다. 또 8월 소비자물가가 0%대 성장률을 기록한 데 대해서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년동월비 보합세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기재부는 “재정집행을 가속해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추진하는 등 투자ㆍ내수ㆍ수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최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서도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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