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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중 인사 40분…당정 검찰개혁 협의, 솔직히 조국쇼"

중앙일보 2019.09.20 05:00
조국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지원 대한정치연대 의원을 예방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919

조국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지원 대한정치연대 의원을 예방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919

 
조국 법무부장관이 사흘 연속 국회를 찾았다. 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인사했다. 신임 장관의 국회 예방(禮訪)은 관례다. 전임 박상기 장관도 취임 직후 사흘(2017년 7월 24~26일) 간 국회에 왔다.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황교안·김현웅 장관도 마찬가지다. 취임식과 다소 시차를 뒀지만 국회 방문은 잊지 않고 챙겼다.
 
관례를 따랐는데 당내 반응이 이례적이다. 19일 한 민주당 당직자는 “솔직히 ‘조국 쇼’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논란 끝에 임명됐는데 초반부터 정치적 제스처에 집중하는 것 같다”는 평가다. 보좌관 출신의 초선 의원은 “의원들도 전부 마음이 편치 않다. 지금은 당내 비판 목소리가 3~4명에 그치지만 검찰 수사가 변곡점을 지난 뒤에도 조용할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은 임명 엿새째인 지난 14일 고(故) 김홍영 검사 묘를 참배했다. 추석 연휴 나흘 중 이틀을 공개 행보에 할애했다. 연휴 뒤엔 여당이 ‘조국 띄우기’에 본격 가세했다. ‘검찰 개혁’을 주제로 한 당·정 협의회가 18일 열렸다. 조 장관의 국회 예방 일정에 맞췄다.
 
당정 직후 만난 한 참석자는 “맹탕이다. 구체적으로 논의한 내용이 없다”면서 “보여주기식 당정을 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의원은 “1시간 당정 중 지도부가 돌아가며 인삿말하는 데 30~40분을 썼는데 뭘 더 이야기했겠느냐”고 했다. “애초부터 내용에 기대가 없어 아예 딴 생각을 했다”, “검찰개혁은 법사위 차원 당정을 조만간 다시 열어 논의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조국 당정 데뷔’는 이해찬 대표가 직접 추진했다고 한다.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법사위에 먼저 당정 개최를 제안해 일정을 잡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국무총리와의 고위당정협의회나 지역구(세종) 현안이 걸린 충청권 당정협의회에만 참석해왔다. 그 외 당정을 직접 기획해 몸소 참석한 이유를 묻자 이 관계자는 “다 아는 사실을 왜 묻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야당은 ‘조국 퇴진’ 요구를, 검찰은 ‘조국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8일 오후 ‘조국 의혹 관련 국정조사요구서’를 공동 제출했다. 같은 시각 조 장관은 민주당의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에 참석 중이었다.
 
검찰은 아내 정경심 교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정 교수는 19일 동양대에 병원진단서를 첨부해 휴직원을 냈다. 이날 국회에 온 조 장관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만나 “마음이 무겁다. 폐를 끼쳤다. 비난과 질책을 계속 받겠다”고 했다. 전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를 만나서도 “죄송스럽고 송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19일 기자들은 조 장관에게 당정 내용의 일부를 물었다. 법무부가 18쪽짜리 당정 ‘회의 자료’에 명시한 내용이다.
 
탈(脫) 검찰화와 관련해 법무부 검찰국장·기조실장을 검찰 아닌 인사로 하겠다고 했다는데.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당정협의회에서 제안했다고 한다.
“그런 적 없다.”
 
법무부는 그러나 자료 내용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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